인천터미널 묶어 ‘롯데타운’ 추진
인천 구도심과 신도시의 핵심 상권을 차지하기 위해 ‘유통 공룡’ 롯데와 신세계가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다. 롯데는 구도심에, 신세계는 신도시에 치중하는 모양새다.
인천시와 지역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가 1997년부터 21년간 운영해왔던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이 지난해 12월 28일 문을 닫고 이달 4일 롯데백화점 인천점으로 새롭게 태어났다. 인천시가 재정난에 처하자 신세계와 장기임대계약을 맺고 영업하던 인천 도심의 건물과 부지를 2012년 롯데에 9,000억원에 매각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롯데는 인천 상권 최대 유통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게 된 반면 신세계는 연 7,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던 알짜 사업장을 내주게 됐다. 미추홀구 관교동 인천터미널에 위치한 인천점은 지하 2층~지상 6층 규모로, 부지 면적 2만9,223㎡(8,840평), 연면적 13만6,955㎡(4만1429평)에 달하는 매머드급 쇼핑몰이다. 신세계 인천점은 그 동안 강남점, 센텀시티점, 본점에 이어 네 번째로 매출액이 많았다.
더욱이 롯데는 백화점과 인접한 인천터미널 부지와 주변 농산물도매시장 부지를 합친 총 13만5,500㎡(4만1,000여평)에 백화점, 복합쇼핑몰, 시네마, 주거단지 등으로 구성된 복합문화공간 ‘롯데타운’을 조성해 인천의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와 함께 롯데백화점은 2022년쯤 송도국제도시에서 문을 열 ‘롯데몰 송도’의 운영을 맡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롯데는 인천의 핵심 상권으로 꼽히는 남동구 구월동과 미추홀구 관교동 일대 구도심을중심으로 지역 최대 유통사업자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이에 맞서 신세계는 신도시에서 강력한 대응책을 모색 중이다. 신세계는 2022년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설 복합쇼핑몰 ‘스타필드 청라’로 반격에 나선다. ‘스타필드 청라’는 현재 인천경제자유구역청 심의를 통과한 상태로 관련 절차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정대로 개장한다면 대형마트(할인점)을 제외한 신세계 계열 백화점ㆍ복합쇼핑몰이 인천에 입점하는 건 지난해 말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철수 후 처음이다. 하남ㆍ고양시에 들어선 스타필드는 쇼핑ㆍ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고객 편의시설을 갖춰 성공적이라는 소비자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인천점 영업종료에 따라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VIP마케팅 확대, 차별화 서비스 등으로 본격적인 내실 다지기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송원영기자 wys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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