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아시아판 넷플릭스’ 꿈꾸는 SKT 가능할까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아시아판 넷플릭스’ 꿈꾸는 SKT 가능할까

입력
2019.01.05 14:01
0 0

수백억씩 투자하는 넷플릭스와 경쟁

플랫폼 생태계 확대, 과감한 투자 시스템 마련해야

삽화. 신동준 기자
삽화. 신동준 기자

SK텔레콤이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지상파3사가 운영 중인 ‘푹’과 자사 서비스 ‘옥수수’를 합치기로 했다. OTT가 힘을 키우려면, 해당 OTT에서만 볼 수 있는 킬러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넷플릭스를 세계 1위 OTT로 키운 것도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하우스 오브 카드’ 등 오리지널(자체제작) 시리즈물의 글로벌 흥행이었다.

SK텔레콤은 ‘푹’과의 통합 소식을 발표하면서 국내외 파트너사들도 언제든지 참여할 수 있도록 오픈해 양질의 콘텐츠를 수급ㆍ공동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서비스들은 넷플릭스에 비해 자금력도, 콘텐츠 경쟁력도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면서 플랫폼의 덩치를 키운 뒤 해외 시장으로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190개국 동시 방영하는 공룡과의 경쟁

요즘 넷플릭스 이용자들이 가장 기다리고 있는 작품은 ‘킹덤’이다. 좀비물과 사극을 합친 참신한 시도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시그널’로 유명한 김은희 작가가 극본을 썼고 주지훈 배두나 등 최고급 스타들이 출연한다. 회당 평균 제작비만 15~20억원인데, 넷플릭스는 벌써 시즌2 제작까지 확정했다. 이렇게 제작되는 드라마는 넷플릭스가 진출해 있는 190여개국에 동시 방영된다.

지상파 방송사도 성공작이 없는 건 아니지만 해외 시장 파급효과 등에 있어서는 한계가 있다. SK텔레콤의 ‘옥수수’도 오리지널 작품을 만들긴 하지만 인기 아이돌이 나오는 예능, 드라마 수준이다. 작품성이 높다거나 다양한 팬층을 확보하기엔 역부족이다.

‘옥수수’에서 서비스 중인 오리지널 콘텐츠들. 옥수수 캡처
‘옥수수’에서 서비스 중인 오리지널 콘텐츠들. 옥수수 캡처

“프로그램 기획을 하는데 70억원 정도 필요했다. 방송사에서 대차게 거절당했던 기획안을 넷플릭스에 가져갔더니 단번에 ‘오케이’하더라. 단, 방송 후 넷플릭스 플랫폼으로 서비스하면서 발생하는 수익 중 한국, 중국, 일본은 우리에게 주고 나머지 국가 수익은 넷플릭스가 갖겠다고 했다. 흔쾌히 제작비를 대주겠다고 하니 방송사에 이를 보고했지만 ‘왜 우리가 넷플릭스 배를 채워줘야 하냐’고 하더라.”

모 지상파 방송사 제작진이 전한 넷플릭스와의 일화다. ‘왜 넷플릭스 좋은 일을 하냐’는 윗선의 판단과 함께 190여개국 동시 방영의 기회와 콘텐츠 성공 시 얻을 수 있는 부가가치는 날아가 버린 셈이다. 이 관계자는 “지상파 제작비는 출연진 출연료 주기에도 모자라다”며 “외부 광고로 끌어오기에도 한계가 있는데, 다양한 방식을 생각해 볼 수 있는 열린 사고방식도 부족한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과감한 투자ㆍICT와의 결합 필요

단순 연합전선 구축뿐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 유통 환경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독립적 의사결정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가능성이 보이는 콘텐츠에는 과감하고 신속하게 투자를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아직 통합 플랫폼의 브랜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SK텔레콤과 지상파뿐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 주체들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내는 것도 필요하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3일 간담회에서 “폐쇄형이 아닌 개방형을 지향한다”며 “콘텐츠를 제작하는 누구나 들어올 수 있다”고 말했다. CJ ENM, JTBC 등 타 콘텐츠사들과의 연합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설명이었다. 박 사장은 “확정은 아니지만 연예기획사도 소자본으로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SK텔레콤의 또 다른 강점은 국내 1위 통신사업자라는 점이다. 5G 세계 최초 상용화뿐 아니라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가지고 있다. 특히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에서는 3D 콘텐츠를 10명이 가상공간에서 같이 시청하는 플랫폼 등 미디어 관련 기술에 상당히 앞서고 있다. 이미 넷플릭스는 최근 고객이 중요한 순간마다 선택을 하면 전개가 달라지는 인터랙티브 영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를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이용자 선택에 따라 전개가 달라지는 넷플릭스 인터랙티브 영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한 장면. 넷플릭스 캡처
이용자 선택에 따라 전개가 달라지는 넷플릭스 인터랙티브 영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 한 장면. 넷플릭스 캡처

SK텔레콤 관계자는 “5G 시대에 맞춰 스트리밍과 초고화질 비디오 기술 기반의 새로운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며 “AI와 빅데이터 기반의 콘텐츠 추천 기술 등을 활용해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서비스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