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내달 2일부터 한국산을 포함한 수입 철강에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를 시행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EU는 지난해 3월부터 철강재 세이프가드 조사를 시작해 7월부터 잠정 조치를 발효해왔다.
산업통상자원부와 외교부는 EU가 4일 철강 세이프가드 조사 결과와 최종 조치 계획을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번 세이프가드는 일정 수입 물량까지 무관세를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는 물량에 대해선 25% 관세를 부과하는 저율관세할당(TRQ) 방식이다. 해당 품목은 열연강판, 냉연강판, 후판, 철근 등 26개다. 잠정 조치엔 없었던 스테인리스 후판, 레일ㆍ궤조, 냉연강재 등이 포함됐다.
EU는 세이프가드 시행 첫해 2015~2017년 평균 수입물량의 105%를 무관세로 수입한다. 이번 조치는 2021년 6월까지 시행하며 이후 해마다 무관세 쿼터가 5% 증가한다. 쿼터는 국가별이 아닌 ‘글로벌’ 쿼터다. 국가별로 물량을 배정하지 않고 전체 물량만 정한 뒤 이를 소진하면 그때부터 어느 나라 제품이든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빨리 수출할수록 유리하다.
EU는 특정 품목에서 5%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는 주요 수출국에는 국가별 쿼터를 적용했다. 기타 국가에 대해서는 글로벌 쿼터를 분기별로 운영한다.
정부는 EU에 우리 입장을 적극 전달한 결과 냉연강판, 도금강판, 전기강판 등 11개 품목에서 국가별 쿼터를 얻어냈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에만 배정된 쿼터여서 다른 국가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 산업부는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 대한 나라별 쿼터가 설정돼 기존의 수출물량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EU는 미국의 철강 무역확장법 232조 조치로 인해 미국 시장으로 수출되던 철강 제품이 유럽으로 유입될 경우 역내 철강 산업에 피해를 미칠 것을 우려해 지난해 3월 26일부터 세이프가드 조사를 개시했다. 이후 EU는 예비 판정을 내려 7월 19일부터 세이프가드 조치를 잠정 발효했다. 23개 품목을 대상으로 최근 수입 물량을 기반으로 산정한 쿼터를 초과하는 물량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이는 다음달 3일까지 유효하다.
정부는 EU의 이 같은 잠정 조치에도 불구하고 2015~2017년 평균 수출 물량의 100% 수준까지 무관세 수출이 허용돼 대(對) EU 수출은 차질 없이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EU는 한국의 제4위 철강 수출 대상국으로 2017년 330만톤, 29억달러 상당의 제품을 수출했다. 정부는 철강업계와 민관 대책회의를 열어 이번 조치의 영향과 대응계획을 논의했으며, 앞으로 EU와의 보상 협의 등 WTO 협정에 보장된 권리를 적극 행사할 계획이다.
EU는 지난해 7월부터 세이프가드를 잠정 적용하고 있다. 잠정조치에서는 2015~2017년 평균 물량의 100%까지 무관세라 지금까지 수출은 차질 없이 진행됐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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