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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조업 위축에 경기둔화 경고음... “애플 외에 충격 더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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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제조업 위축에 경기둔화 경고음... “애플 외에 충격 더 있을 것”

입력
2019.01.04 17:44
수정
2019.01.04 20:5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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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경제 흔드는 ‘차이나 쇼크’

뉴욕 증시가 애플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과 제조업 지표 부진 등으로 급락한 가운데, 3일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전광판에 애플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ㆍAFP
뉴욕 증시가 애플의 실적 전망 하향 조정과 제조업 지표 부진 등으로 급락한 가운데, 3일 뉴욕 타임스스퀘어의 나스닥 전광판에 애플 주가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ㆍAFP

연초부터 중국 발(發) 경기둔화 리스크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 시장인 중국의 경기가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면서 애플 등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 기업들의 매출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 대응과 미ㆍ중 무역분쟁의 전개 양상이 글로벌 증시 반등의 변수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지수는 전날보다 2.83% 급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4%나 폭락했다. 미국 주요 지수들이 일제히 뒷걸음친 건 이른바 ‘애플 쇼크’ 때문이었다. 미국 증시의 대장주격인 애플 주가는 이날 무려 10% 가까이 빠졌다. 2013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이다.

유럽 증시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같은 날 독일 DAX30지수는 전날보다 1.55% 떨어졌고, 프랑스 CAC40지수도 1.66% 하락했다. 영국 FTSE100지수마저 전날보다 0.62% 떨어졌다. 4일엔 새해 들어 처음 개장한 일본 니케이지수까지 전 거래일보다 2.26%나 하락했다.

◇내리막 걷는 중국 경기

세계 주요 증시를 얼어붙게 한 건 중국 경기 추락에 대한 공포감이다. 3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당초 전망보다 5~9%나 하향조정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중국의 경제 감속 규모를 미리 예측하지 못해 중화권 시장에서 매출이 줄었다”고 고백했다.

실제 중국의 체감경기를 대변하는 ‘차이신 제조업 PMI(구매 관리자 지수)’는 지난달 49.7을 기록하며 29개월 만에 처음 기준점인 50 아래로 떨어졌다. PMI가 50 미만이면 경기가 위축 상태임을 의미한다. 앞서 발표한 중국 국가통계국의 공식 제조업 PMI 역시 49.4에 그쳤다.

최근 발표된 지난해 11월 중국의 소매판매액 증가율(전년 대비 8.1%)도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같은 달 중국 수출과 수입 역시 각각 전년 대비 5.4%, 3% 증가에 그쳐 시장 전망치(각 9.4%, 14%)에 크게 못 미쳤다. 중국 자동차 컨설팅업체 ‘조조고’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시장에서 판매된 자동차는 2,800만대로, 전년보다 3% 줄며 20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된 중국의 경기둔화 우려가 실물지표에서 속속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 정부의 엄포도 시장의 공포를 키우는 요소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은 3일 “그간 중국에서 이익을 내던 다국적 기업들은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 합의에 이를 때까지 수지가 개선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차이나 쇼크 기업은) 애플 뿐이 아닐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국경제성장률 추이와 세계 주요 주가지수. 그래픽=송정근 기자
중국경제성장률 추이와 세계 주요 주가지수. 그래픽=송정근 기자

◇주목받는 중국 정부 대응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은 중국이 얼마나 빨리 경기 부양책을 꺼내 드느냐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4년 7.3%에서 계속 내리막길을 걸어, 올해는 6% 초반대에 그칠 걸로 전망되고 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각종 경제 지표들이 계속 악화되면 그간 중립적인 경제 정책을 펴왔던 중국 정부가 부양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며 “올해 2분기쯤 중국 정부가 의미 있는 변화를 보일 경우 하반기에는 금융시장이 반등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중국의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4일 지급준비율을 1% 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경기 둔화에 대비해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오는 3월로 예정된 미ㆍ중 무역분쟁 담판의 결과도 향후 중국 경기의 향방을 결정할 가늠자다. 적절한 타협으로 연착륙이 이뤄지지 못하면 중국의 성장률은 5%대까지 추락, 경기후퇴(리세션ㆍrecession)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이 같은 전망을 반증하듯, 중국 본토를 비롯한 중화권 증시의 주요 지수는 4일 장 초반 미국, 일본 증시 급락 여파 속에서 1% 가량 하락했지만 오는 7∼8일 베이징에서 미ㆍ중 차관급 무역협상이 열린다는 공식 발표가 나오자 급반등 하기도 했다.

◇’이미 저평가’ 코스피는 상승

정부는 4일 비공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국내외 금융시장 환경을 점검하는 동시에 대응책 마련을 논의했다. 한국은행도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개최해 전날 미국 주가와 금리의 큰 폭 하락에 따른 국내 금융ㆍ외환시장 영향을 점검했다.

다만 이날 코스피는 다른 나라 지수들과 달리 전 거래일보다 0.83% 오른 2,010.25로 마감, 2,00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도 전날보다 1.14% 오른 664.49로 종료됐다.

중국 증시 급반등과 중국의 12월 차이신 서비스업 PMI가 53.9로 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는 소식 등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오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작년 10월 이후 국내 주가가 계속 약세를 지속한 탓에 이미 주가수준이 낮아질 대로 낮아졌기 때문이란 평가가 적지 않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국내 증시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008년 금융 위기 때와 비슷한 수준일 정도로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3.2원 내린 1124.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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