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탄한 듯했던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의 더불어민주당 입당이 암초를 만났다. 친문(재인) 핵심으로 사무총장을 지낸 최재성 의원이 입당 반대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서는 등 반발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반면 민주당 지도부는 두 의원의 입당 자체를 막을 방법은 없다는 원칙론적 입장이어서 당내 갈등이 예상된다.
4선 중진 최재성 의원은 4일 페이스북을 통해 “복당 및 입당은 정치인에겐 당연할 수도 있지만, 국민들께는 불쾌하고도 익숙한 구(舊)정치”라며 “두 의원님께는 죄송하지만, 복당ㆍ입당 신청을 거두어 주시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최 의원은 아울러 “두 의원님이 의사를 철회하지 않더라도 당 지도부가 현명하게 판단하리라 믿는다”라며 “이 문제는 매우 무겁고 신중하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이 두 의원의 복당ㆍ입당을 허용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권에서는 친문 진영을 중심으로 손 의원과 이 의원이 지난 대선 당시 국민의 당에 몸담고 있으면서 문재인 민주당 대선 후보와 대척 점에 섰던 것을 문제삼고 있다. 두 의원의 입당이 가져올 정치적 실리가 적다는 점도 문제삼고 있다. 의석 2석을 추가한다고 해도 민주당이 원내 과반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는 것이다. 오히려 두 의원 영입에 공들여온 민주평화당으로부터 ‘의원 빼가기’라는 공세에 시달릴 수 있고, 두 의원의 지역구에서 표밭을 닦아온 당내 인사들의 거센 반발까지 예상되는 등 득보다 실이 많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당 지도부는 두 의원이 지역위원장 보장 등 입당에 앞서 아무 조건도 내걸지 않은 만큼 일단 입당 신청은 받되 당내 심사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두 의원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당 입당 의사를 밝히면서 "지역위원장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이 문제는 논의한 적이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용호ㆍ손금주 의원의 입ㆍ복당 자격심사회의를 다음주 중 열 예정”이라며 “(결론은) 회의를 열어봐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다만 당내 반발이 커지고 있는 만큼. 입당 여부의 최종 결정까진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두 의원의 최종 입당 여부는 지난 2일 출범한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에서 결정된다. 심사위는 오는 9일 첫 회의를 열어 두 의원의 당원자격 여부 심사에 들어간다. 소병훈 심사위 부위원장은 “두 의원뿐 아니라 심사 대상 전체의 과거 기록에 대한 검토에 들어갈 것”라며 “모든 대상자에 대한 전체 심사를 다 마친 이후에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어서 길게는 몇 달까지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동현 기자 na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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