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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미국인, 중국 여행시 강제 출국금지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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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미국인, 중국 여행시 강제 출국금지될 수 있어”

입력
2019.01.04 09:55
수정
2019.01.04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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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계 미국인ㆍ이중국적자 대상 경고 강화

미국 국무부가 3일 중국 여행 경보 내용을 일부 갱신했다.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캡처
미국 국무부가 3일 중국 여행 경보 내용을 일부 갱신했다. 미국 국무부 홈페이지 캡처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3일(현지시간)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중국 여행 중 ‘추가 경계’ 경보를 갱신 발령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미국인을 상대로 임의적인 ‘출국 금지’를 활용해 미국 시민이 협조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여행경보를 갱신하면서 지난해와 같은 ‘여행시 추가 경계’인 2등급 수준의 경계 권고를 유지했다. 그러나 최근 양국 긴장 상황을 반영한 듯 추가적인 경고가 포함됐다. 국무부는 중국 정부가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자의적인 현지 법률 집행”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갑작스레 출국을 막거나 강제 조사를 진행하고 법적인 괴롭힘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국무부는 중국이 출국 금지를 개인 억압의 용도로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이 출국 금지 조치를 내리면서 미국 시민이 조사에 협조하도록 하고, 해외 거주자를 중국으로 귀국시키는 데 사용하거나 민사 갈등을 중국 측에 유리하게 결론 내리는 데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부분의 경우 미국인은 중국에서 출국을 시도할 때에야 출국 금지를 확인하게 되고, 그 금지 조치의 기한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라고 경고했다. 또 “출국 금지 상태에 놓인 미국인은 (중국 당국으로부터) 괴롭힘과 위협을 받았다(harassed and threatened)”고 밝혔다.

외신은 미 국무부 발표가 다수의 캐나다 국적자가 중국에서 구금된 가운데 나온 경고라며 주목했다. 지난달 1일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체포에 대한 보복성으로 보고 있는 인신 구속이 미국 국적자에게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국무부가 내놓은 새 경고의 대상은 주로 중국ㆍ미국 이중국적자 또는 중국계 미국인이다. 국무부는 중국이 기본적으로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고 중국계 미국인도 중국 국적자로만 간주하기 때문에 미국 정부의 협조 요구에 미온적이라고 설명했다.

CNN방송은 미국 국적자 장기 억류의 대표적인 사례로 중국계 미국인 샌드라 한과 빅터ㆍ신시아 류를 들었다. 이들은 모두 미국 시민권 보유자이지만 지난 6월부터 미국으로의 귀국을 허가받지 못하고 있다. 중국은 류씨 가족이 경제 범죄에 연루됐다고 주장하는 반면 미국은 이들이 실제로는 샌드라 한의 남편이자 류 남매의 부친인 경제사범 류창밍(劉昌明)의 귀국을 종용할 목적으로 억류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1월 “이들의 귀국이 빨리 허가돼야 한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미 당국은 CNN에 “류 남매와 긴밀히 협조 중”이라고 밝혔다.

이외에 국무부는 신장 위구르 자치구와 티베트 자치구에서 검문과 경찰력 배치가 늘고 있다며 방문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또 “미국 시민이 영사 접견권도 인정받지 못한 채 “국가안보”와 연결된 이유로 장기간 심문 또는 구금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중국 정부에 비판적인 내용이 있는 사적 전자 메시지를 송출하는 것만으로 미국 시민은 체포 또는 추방될 수 있다”라고 밝히고 있다. 미국 국무부는 매 12개월마다 여행경보를 재검토한다.

같은 날 캐나다 외교부도 화웨이 멍 부회장 체포 이래 지난 1개월간 중국 내에서 캐나다인 13명이 구금됐으며 이 가운데 8명은 석방됐다고 발표했다. 신원이 알려진 3명 가운데 영어 교사 세라 매카이버는 석방돼 귀국했고, 외교관 출신 국제문제 전문가 마이클 코프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는 여전히 억류돼 조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류전위(劉振宇) 중국 사법부 부부장은 4일 기자회견에서 “중국은 법치국가로서 이 문제를 법에 따라 처리할 것이며 동시에 당사자들의 합법적 권리를 보호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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