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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베를린필 플루트 전설 “한국 클래식 문화 놀라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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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찾은 베를린필 플루트 전설 “한국 클래식 문화 놀라워”

입력
2019.01.03 18:45
수정
2019.01.03 21:43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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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아스 블라우 국내 첫 독주회

46년 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수석을 지낸 플루티스트 안드레아스 블라우가 독주자로서는 처음 한국 무대에 선다. 플루트아트센터 제공
46년 간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에서 수석을 지낸 플루티스트 안드레아스 블라우가 독주자로서는 처음 한국 무대에 선다. 플루트아트센터 제공

“제 인생 자체가 베를린필이었죠. 그래서 은퇴하면 심리적으로 힘들 것 같았는데, 바로 다음날부터 함부르크 오케스트라에서 객원으로 연주하면서 슬픈 마음이 조금 무뎌졌어요(웃음).”

세계 최정상 악단인 독일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베를린필)에서 수석으로 지낸 기간만 46년. 정년(65세)을 지났음에도 악단에서 원해 1년 반을 더 연주했다. 1969년 전설적인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에 의해 수석으로 발탁 돼 클라우디오 아바도, 사이먼 래틀 등과 호흡을 맞춰 온 플루티스트 안드레아스 블라우(69)다. 그가 베를린필 단원이 아닌 솔로 연주자로서 한국에서 첫 독주회를 연다.

4일 서울 서초동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한국 연주자들이 성공을 이루고 자신들끼리 또 하나의 클래식 문화를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며 놀라웠다”며 “그래서 한국에 꼭 오고 싶었기에, 기대도 크고 기분도 좋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의 인생 자체가 베를린필이라는 말은 과언이 아니다. 아버지가 베를린필 제1바이올린 주자였던 요하네스 블라우다. 안드레아스 블라우는 불과 5세 때였던 1954년 베를린필 지휘자 빌헬름 푸르트뱅글러의 죽음을 애도했던 집안 분위기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의 아내는 아버지의 친구였던 베를린필 트럼펫 연주자의 딸이다. 현재 오보에 수석인 알브레히트 마이어는 그의 사위다.

베를린필에서 깐깐하기로 이름난 명 지휘자들과 호흡을 맞춘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음악적인 의견이 완전히 반대되는 게 아니라면 오케스트라는 지휘자가 이끄는 음악을 따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젊은 지휘자들이라도 제게 아무 말을 안 하는 것보다 의견을 제시해주는 게 고마워요. 카라얀과 모차르트 협주곡 1번을 녹음할 때도 처음엔 그의 해석이 너무 느리다고 생각했지만, 들어보고 나니 납득이 되더라고요. 연주자가 지휘자를 따르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또한 그는 46년 동안 수석으로서 정상의 실력을 지키기 위해 “음악 외적인 취미를 많이 만들었다”고 했다. “빵을 굽거나 자전거를 타고, 가족과 많은 시간을 보내며 재충전이 된 상태에서 연주하려고 노력했어요. 음악적 스트레스로 제가 망가지면 안 되니까요.”

5일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그의 독주회에서는 베를린필에서 견고하게 쌓은 독일 음악의 정수를 만날 수 있는 바흐 소나타 등이 연주된다. 그는 “한국에서 공연을 여러 번 하지 않기 때문에 바로크부터 현대까지, 또 독일 뿐 아니라 프랑스까지 다양한 연주를 담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곡으로는 특별히 춤곡을 비롯한 경음악 6곡을 클래식 버전으로 편곡해 엮은 ‘블루 아워’를 택했다. “제가 좋아하면서도 관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곡을 연주하고 싶었어요. 플루티스트들이 자주 연주하는 곡은 아니지만, 이런 걸 연주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블라우는 1973~2015년 카라얀 아카데미를 이끌며 수많은 인재를 배출한 열렬한 교육자이기도 하다. 독일 쾰른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수석 연주자인 조성현이 그의 제자다. 블라우는 6~8일 한국에서 마스터 클래스도 진행한다. “모든 한국 제자들이 제게 기쁨을 줬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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