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로 일등석 항공권을 헐값에 판매한 항공사가 “고객과의 약속”이라며 손실을 감수하기로 결정했다.
홍콩 항공사 캐세이퍼시픽은 2일 오후 5시쯤(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트위터를 통해 “저희가 실수를 한 건 맞지만, 티켓을 구매한 분들과의 비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이번 일이 여러분의 새해를 특별하게 만들길 바란다”고 밝혔다. 항공사는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 “경험으로부터 배운다”는 말을 해시태그(#)로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31일 캐세이퍼시픽이 운영하는 일부 노선의 일등석과 비즈니즈석 항공권이 정상가에 비해 턱없이 낮은 금액으로 팔리는 일이 발생했다. 안타깝게도 이는 특별행사가 아니라 항공사의 실수였다. 웹사이트 예약 페이지에서 오류가 난 것이다. 때문에 올 8월 운항 예정인 베트남 다낭 출발 - 미국 뉴욕행 비행기 비즈니스 좌석 왕복 항공권이 정상가 1만 6,000달러(약 1,800만원)가 아닌 675달러(약 76만원)부터 팔렸다. 베트남 하노이 출발 - 캐나다 밴쿠버행 일등석 왕복 티켓의 정상가는 2만 3,000달러(약 2575만원)이었지만, 이때만큼은 988달러(약 111만원)부터 판매됐다.
항공사 측은 뒤늦게 실수를 파악하고 예약할 수 없도록 조치했지만, 특가 항공권 소식은 트위터 등을 통해 빠르게 퍼져 좌석 일부는 이미 판매된 상태였다.
캐세이퍼시픽은 홍콩과 미국 관련법에 따라 항공권 판매를 취소할 수 있었으나 고객과의 신뢰를 위해 손실을 감수하기로 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캐세이퍼시픽이 손해를 본 금액은 7억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웹사이트 오류 당시 일등석 항공권 18장과 비즈니스 좌석 항공권 8장이 팔렸으며 항공권 판매 금액은 총 216,925 홍콩달러(약 3,126만원)에 이른다. 항공사의 손실액은 540만 홍콩달러(약 7억 7,780만원)이며 구매자 수는 11명으로 알려졌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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