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메이커 스페이스 방문… 이달 중 중기ㆍ대기업과 간담회
김수현 정책실장도 기업인과 오찬, 규제 혁신 등 의견 나눠
집권 3년차를 맞아 ‘경제 성과’를 강조한 청와대가 재계와의 소통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새해 첫 달 일정이 재계 행사로 채워지는가 하면 참모들도 경제계 인사들과의 접촉을 늘리며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국정방향을 경제에 집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것으로 향후 정부와 기업의 소통이 더 많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3일 서울 중구 메이커 스페이스를 방문해 젊은 제조 스타트업 기업가들을 만났다. 전날 문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청와대가 아닌 중소기업중앙회를 방문해 밝힌 경제활성화 메시지가 첫 현장 행보로 이어진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이 찾은 메이커 스페이스 ‘엔피프틴(N15)’은 3D 모델 파일과 다양한 재료들로 소비자가 원하는 사물을 즉석에서 만들어내는 공간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방문에서 스타트업 제품의 3D모델링부터 외형제작, 전자부품 제작 및 계측, 조립, 테스트까지 모든 공정을 직접 체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창의적 아이디어의 상품화를 지원하는 메이커 스페이스를 직접 찾아가 스타트업을 격려하고 혁신창업 육성 의지를 표명함으로써, 혁신성장과 일자리창출 등 경제활력을 현장에서 챙기겠다는 의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엔피프틴이 주최한 ‘2019 제조창업 파트너스데이(N15 Makers 100)’ 행사에도 참석해, 세계 최초로 휴대용 수력발전기 ‘우노’를 개발한 여성 메이커 박혜린 이노마드 대표의 강연을 경청했다.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은 “정책금융기관의 연대보증 전면폐지, 창업기업 부담 완화, 혁신 모험펀드 조성, 메이커 스페이스 전국확대 등을 통해 약속을 지키고 있다”면서 “실패가 두렵지 않은 ‘혁신을 응원하는 창업국가’를 만들기 위해 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메이커 스페이스 방문에 이어 서울 성동 수제화 거리를 방문해 구두를 직접 맞추고 수제화 산업에 뛰어든 청년 창업자를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7일 중소기업인 100여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별도 간담회를 하고 이달 중순쯤 주요 대기업을 포함한 경제인과 타운홀 미팅 형식의 만남을 계획하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망라한 소통을 이어갈 계획이다.
청와대와 정부의 주요 인사들도 재계와 접촉면을 부쩍 넓히는 모습이다. 청와대 경제라인을 총괄하는 김수현 정책실장은 이날 기업인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참석대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국내 대기업 관계자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실장이 지난 연말 김광두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함께 주요 대기업 고위관계자들과 비공식 채널로 만난 것도 이 같은 분위기의 연장선이다.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만남은 김 부의장 주선으로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이뤄졌으며 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권영수 LG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 등 대기업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선 소득주도성장ㆍ혁신성장ㆍ공정경제를 중심축으로 하는 정부 경제정책 기조에 대한 재계 의견과 규제혁신을 포함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이뤄진 각종 정책평가가 오고 간 것으로 알려졌다.
손효숙기자 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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