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사립유치원을 사들여 공립으로 전환하는 매입형 유치원을 대폭 확대해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에 나선다.
시교육청은 3일 2019년 주요 업무계획을 발표하며 최근 시교육청의 매입형 유치원 선정 공모 마감 결과 시내 51곳의 사립유치원이 신청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이 가운데 △공립 단설유치원이 없는 자치구 △수요 대비 공립 수용 비율이 현저히 낮은 지역 △서민 거주 밀집 지역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10개원 내외를 매입 대상으로 결정한다. 다만 최근 2년간 감사 결과에서 경고 이상 행정처분이 있거나 법령에서 정한 각종 인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유치원, 지도∙점검 지적 사항을 불이행한 유치원은 제외된다.
매입형 유치원은 기존 사립유치원을 교육청이 매입해 폐원한 뒤 공립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유치원이다. 매입형 유치원은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은 단설 유치원을 새로 설립하는 데 비해 시간과 비용이 적게 들지만, 그래도 최소 수십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점은 확산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그러다 지난해 사립유치원 회계 비리 사태 이후 정부가 매입형 유치원을 사립유치원 공공성 강화 방안의 하나로 제시하면서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분위기다.
현재 매입형 유치원이 추진 중인 곳은 전국에서 관악구의 ‘해슬아 유치원’이 유일하다. 해슬아 유치원은 다음달 문을 닫고 3월 새 학기 ‘구암 유치원’이라는 이름의 공립 유치원으로 개원하는데 감정평가 결과 매입 가격은 약 6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은 현재 2021년까지 국∙공립 유치원 취학률 40%로 확대하겠다는 정부 기조에 맞춰, 병설 유치원 증설과 함께 3년 안에 시내 매입형 유치원을 30곳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서울의 국∙공립 유치원 취학률은 18% 수준이다.
시교육청은 또 이날 학력 저하를 이유로 일부 학부모들을 중심으로 반대가 거센 혁신학교를 올해 기존보다 31개 늘린 230개교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은 “지금은 혁신학교가 학업성취도가 낮다고 볼 수 있는 어떠한 증거도 없다”며 “학생들의 ‘효능감’이나 ‘성취감’ 같은 부분은 혁신학교가 더 강점이 있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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