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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상 앞두고.. 미중, 속으론 강대강 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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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역협상 앞두고.. 미중, 속으론 강대강 대치

입력
2019.01.03 16:45
수정
2019.01.03 19:2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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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ㆍ중 수교 40년 축전을 교환하는 등 연초부터 화해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하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이미 지난해 무역전쟁의 결과로 미국과 중국 양측에서 서로를 향한 경계심이 높아진 데다가, 트럼프 정부의 주요 인사들이 새해부터 정책의 초점을 중국으로 맞추면서 강력한 압박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의 뒤를 이은 패트릭 섀너핸 국방장관 대행은 임기 첫날 국방부 고위관리를 소집하고 “중국, 중국, 중국을 기억하라”고 강조했다. CNN방송은 이를 기존 미군 작전의 핵심인 시리아ㆍ아프가니스탄 등지에서 중국을 경계하는 쪽으로 초점을 이동하겠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미중 간 최대 현안인 무역협상에서도 부정적인 신호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역사상 최대 규모 거래’를 자신하지만, 협상 실무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강경한 입장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지난 40년간 협상에서 중국이 텅 빈 약속만 내놓고 실제 이행은 않는다는 입장이다. 내부 논의에서도 대(對)중국 추가 관세 부과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잡지 애틀랜틱도 “라이트하이저 대표가 중국을 억누르기 위해 미국이 수립한 기존 국제 경제 질서가 붕괴되는 상황까지 각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장기간의 대치 상태로 미ㆍ중 두 나라 언론도 적대적으로 변했다. 미국의 유명 경제학자인 제프리 삭스 컬럼비아대 교수는 지난해 말 멍완저우(孟晩舟) 화웨이 부회장 체포를 두고 미국 정부를 비판했다가 여론 비난에 시달리며 트위터를 폐쇄했다. 중국 외교전문가인 스인훙(時殷弘) 런민대 미국연구센터장은 ‘삭스 사건’에 대해, “양국의 대중 여론이 극단화하고 있다는 증거”라며 “지금으로서는 양측의 입장에 접점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 쪽에서도 미국을 향한 강경 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대만 중앙통신(CAN)에 따르면 인민해방군 해군 출신으로 중국 내 대표적 매파 논객인 뤄위안(羅援) 예비역 소장은 지난해 말 선전(深圳)에서 열린 중국 군수산업체 행사에서 “미국의 항공모함 수를 따라잡는 것보다 그들의 항공모함 2대를 격침시키는 것이 낫다. 그들의 약점을 노리는 무기 개발을 해야 한다”라고 발언했다. 미국의 보수성향 매체인 워싱턴타임스는 이 사건을 인용하며 “뤄위안이 비주류 인사라고는 하지만, 중국 주류 군사 전문가들도 미국에 호전적으로 변하고 있고 중국 정부도 여러 매체가 미국을 ‘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용인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양국 간 교류도 줄고 있다. NYT는 지난달 31일 “중국 대학 내 미국 국무부가 설립한 미국 문화교류센터가 폐쇄되거나 이름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이 세계 각국에 ‘소프트 파워’ 전파를 위해 설립한 공자센터 역시 미국 내 여러 주립대에서 속속 폐쇄되고 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말 워싱턴포스트 기고문에서 “미국과 중국은 아직 협력의 여지가 많다”라며 정책 전환을 호소하기도 했으나, 워싱턴 조야에서 대중 유화적 의견은 힘을 잃고 있다. 중국의 외교전문가인 옌쉐퉁(閻學通)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원장은 미국 외교전문지 포린어페어스 기고에서 “테러와의 전쟁, 기후변화 등 미중의 공동 의제는 사라지고 대만과 같은 충돌 의제가 부각되고 있다”며 “양측의 전면전 가능성은 낮지만 군사ㆍ기술ㆍ경제 영역의 경쟁과 긴장 관계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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