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여파로 침체에 빠진 외국인 관광시장이 회복되지 않은 가운데 내국인 관광객 발길도 줄면서 제주를 찾는 관광객 수가 2년 연속 감소했다.
3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관광객은 1,433만명(잠정 집계)으로, 전년 1,475만명에 비해 2.9%(42만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관광객 수는 2005년 500만명을 넘어선 이후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면서 2013년 연간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열었다. 이어 불과 3년 만인 2016년에 1,585만명을 기록하면서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2017년 사드 여파로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시장이 침체에 빠졌고, 전체 관광객 수도 6.9%나 줄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제주 방문 외국인 관광객 수는 2016년 360만명에서 2017년 123만명으로 대폭 줄었고, 지난해에는 122만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데 그쳤다.
특히 침체된 외국인 시장의 공백을 채웠던 내국인 관광객도 감소세로 전환되면서 제주관광업계 내부에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내국인 관광객은 1,310만명으로, 전년도 1,352만명에 비해 3.1% 줄었다. 앞서 내국인 관광객은 2014년 894만명, 2015년 1,104만명, 2016년 1,224만명 등 큰 폭으로 증가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2분기 들어 위축세를 보이면서 2014년 2분기 이후 4년 만에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처럼 내국인 관광객이 감소한 것은 해외여행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는 반면 제주 방문 수요는 점차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지난해 제주기점 국내선 공급석이 감소했고, 제주국제공항 항공기 수용 능력이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여행 성수기 중 제주 방문객 증가를 제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동남아 등 해외 저가 골프장으로 나가는 국내 관광객 흡수를 위해 시행했던 제주지역 회원제 골프장에 대한 개별소비세 감면 혜택이 지난해부터 종료되면서 골프 관광객이 감소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됐다.
제주관광업계 관계자는 “사드 여파로 외국인 관광시장이 직격탄을 맞은 이후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내국인 관광객까지 줄어들면서 제주 관광이 한계에 다다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올해 역시 제주관광시장은 부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관광업계의 위기감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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