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구원, 신한카드 빅데이터 1억건 분석
지난해 11월 백화점과 인터넷쇼핑 소비 호조로 서울의 소비경기지수가 5.7% 상승했다. 하지만 숙박ㆍ음식점업 지수 하락이 가팔라 내수 침체의 영향권에 빠르게 휘말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연구원(원장 서왕진)은 지난해 11월 서울소비경기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5.7% 상승해 명절 등 계절 요인이 없는 달 중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서울소비경기지수는 신한카드 빅데이터 1억건을 기반으로 서울 소재 △소매업 △숙박·음식점업에 속하는 생활 밀착 12개 업종의 매출을 분석해 지수화한 것이다. 소매업과 숙박·음식점업에 대한 소비는 서울 민간 최종 소비ㆍ지출의 약 30%를 차지한다.
업종별 지수를 살펴보면 소매업은 △종합소매 △가전제품·정보통신 △무점포 소매 등이 호조를 보이며 8.5% 증가했다. 지난해 10월(11.8%)보다는 증가 폭이 다소 줄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편의점 등이 속하는 종합소매업은 지난달에 이어 6%의 높은 오름폭을 보였다. 가전용품과 정보통신기기 위주인 가전제품·정보통신은 7% 상승했다. 전자상거래와 케이블TV 판매 등 무점포소매업은 33.5% 급증했다. 종합소매업은 백화점, 무점포소매업은 인터넷쇼핑 소비가 주도했다. 소매업은 9가지 항목 중 △의복·섬유·신발 △음식료품·담배 △연료를 제외한 6개 항목에서 증가세였다.
숙박ㆍ음식점업은 전년 동월 대비 1.3% 올라 지난해 10월(9.7%)보다 증가 폭이 대폭 줄었다. 숙박업(9.6%), 음식점업(1.2%)은 증가했지만 주점·커피전문점업이 5.2% 감소하며 상승 폭을 확 깎았다. 판매액 지수를 살펴보면 주점·커피전문점업의 부진은 주점업 소비 감소의 영향이 컸다. 서울연구원 조달호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10월 반짝 반등을 제외하면 지난해 7월부터 주점업 경기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게 눈에 띄는 특징”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도심권이 17.8%로 크게 올랐다. 서북권(-5.6%)을 제외한 동남권(4.4%), 동북권(0.8%), 서남권(6.7%)은 모두 호조였다.
물가상승분을 제거한 서울소비경기지수는 국가 승인 통계가 아니다. 통계청의 서울 서비스업 생산지수와는 공간·시간적 범위, 표본이 달라 두 지수의 방향과 증감이 상이할 수 있다.
배성재기자 pass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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