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달 탐사선 ‘창어((嫦娥) 4호’가 3일 인류 최초로 달의 뒷면에 착륙했다. 지난달 8일 창정(長征)3호 로켓에 실려 발사된 지 26일 만이다. 달은 공전과 자전 주기가 같아 지구에서는 항상 달의 같은 면만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달 뒷면에 탐사선을 착륙시키고, 지구와 교신하려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데 중국은 이 모든 것을 최초로 실현했다. 중국은 창어 4호와의 교신을 위해 달에서 6만5,000㎞ 떨어진 궤도에 중계위성 췌차오(鵲橋ㆍ오작교)를 쏘아 올렸다.
중국만 달 탐사에 나서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인류의 최초 달 착륙 50주년을 맞이하는 미국은 달 궤도에 우주정거장을 만들어 유인 화성탐사선의 중간 기점 역할을 맡기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를 비롯해 아마존 페이스북 구글 등 민간 기업들도 앞 다퉈 우주개발에 투자하고 있다. 일본은 2030년까지 달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고, 인도도 조만간 달 탐사 위성 ‘찬드리얀 2호’를 발사한다.
주요 국가들과 기업들이 앞 다퉈 달 탐사 등 우주개발에 나서는 것은 단순한 국력 과시용이 아니다. 아마존은 우주관광, 페이스북은 인공위성을 통한 우주 인터넷망 구축, 구글은 우주 자원개발을 통한 막대한 이익을 기대하고 있다. 달에는 우라늄, 백금 같은 희귀광물뿐 아니라 미래 에너지원이 될 핵융합의 주요 원료가 될 헬륨3가 매장돼 있다. 헬륨3는 지구에 존재하지 않는다. 탐사계획 추진 과정에서 창출되는 후방효과도 막대하다. 우주개발은 유망 신사업인 셈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달 탐사 계획은 10년 넘게 걸음마 단계다. 노무현 정부 때 처음으로 달 탐사선 발사 시기를 2025년으로 잡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이를 5년 앞당겼지만, 정작 2015년에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며 사실상 중단했다. 문재인 정부가 다시 발사 목표시기를 2030년으로 늦춰 추진 중이지만, 국가 차원의 투자규모는 미국의 2%, 일본의 20% 수준에 불과하다. 모처럼 지난해 말 누리호 시험발사체 발사 성공으로 국민적 관심도 깨어났다. 정부는 중국의 ‘우주 굴기’를 허투루 넘기지 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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