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 간 친서 소통이 재개됐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희망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1일 신년사 발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차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나타낸데 이어 김 위원장의 친서를 받은 사실을 공개했다. 교착 상태인 북핵 협상의 돌파구 마련을 위한 모멘텀이 생겼다는 분석과 함께 2차 정상회담 조기 개최의 기대감을 갖게 한다. 우리도 북미 대화 상황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더욱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백악관 각료회의 도중 김 위원장의 친서를 들어보인 뒤 “우리는 또 다른 회담을 너무 머지 않은 미래에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친서는 지난해 9월 이후 4개월 만이며, 북미 정상은 모두 6차례 친서를 교환했다. 또 한 번 북미 협상에 탑다운 방식의 추동력이 생긴 것이다.
북미 정상의 2차 회담 의지는 분명하다. 신년사에서 밝혔듯 경제건설 집중 노선 강화에 나선 김 위원장은 한정된 국가 재원이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게 급선무다. 신년사에서 군수공업 부문조차 경제건설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주문한 것을 보면 경제집중 노선을 통한 성과 창출에 진력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북핵 협상의 극적인 성과를 통해 국내 정치적 위기를 타개한 뒤 재선 가도를 순탄하게 달려야 하는 입장이다. 그만큼 북핵 협상 진전에 양 정상의 이해가 일치하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행동이다. 양 정상의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이 되지 않고 친서가 연하장이 되지 않도록 2차 정상회담을 위한 실질적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간, 지난해 11월 무산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간 회담부터 정상 가동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도 “서두르지 않는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김 위원장도 신년사에서 제재 완화가 없으면 “새 길을 모색하겠다”는 경고를 보냈다. 지금은 이런 지루한 기 싸움은 그만하고 실무진이 직접 만나 실현 가능한 방안부터 하나씩 주고받으며 타협해 가는 단계로 이동하는 것이 양측에 필요한 시점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