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잠재적 대권주자 롬니 워싱턴 복귀
트럼프 국정운영 비판, ‘트럼프 때리기’ 시동
트럼프 “장벽 보안 문제나 집중하라” 견제구
2020 대선 공화당 차기 경쟁 조기 점화 양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트럼프 저격수’로 새롭게 부상한 공화당의 잠재적 대권주자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에게 “팀 플레이어가 돼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2012년 공화당 대선주자였던 롬니 전 주지사는 지난 11·6 중간선거에서 유타주 상원의원에 당선돼 3일자로 워싱턴 DC로 정계 복귀한다. 2020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 간판으로 누가 나설지, 두 사람의 신경전이 조기에 불 붙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롬니가 시작하려나 보다. 하지만 너무 빠르다!”며 “그가 또 하나의 플레이크냐는 질문이 나올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플레이크’는 이번에 은퇴하는 제프 플레이크(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을 지칭한 것으로, 그는 대표적 반(反) 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CNN은 “플레이크가 퇴장한 가운데 롬니가 의회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노골적인 비판자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플레이크 의원은 롬니 전 주지사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한 신문 기고글에 대해 “사려 깊다”고 높이 평가하며 보조를 맞췄다.
트럼프 대통령은 롬니 전 주지사가 자신을 공격하기보다는 “장벽 보안과 그가 도움이 될 수 있는 다른 많은 부분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 이민 성향의 공화당 내부 지지자들에게 어필하려는 의도다. 그러면서 “나는 크게 이겼고 그는 그렇지 못했다”며 “팀 플레이어가 돼서 승리하라!”고 말했다.
롬니 전 주지사는 1일 워싱턴포스트(WP)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국정운영에 대해 작심 비판했다. 그는 “모든 것을 감안하더라도, 지난 2년간의 트럼프 대통령의 처신은 대통령직의 역할을 제대로 못했다는 증거”라며 “대통령 직위를 추락시켰으며 전세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고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롬니 전 지사는 2016년 대선 당시에도 트럼프 후보에 대해 ‘사기꾼’이라고 비난하는 등 트럼프 때리기 선봉에 섰다.
롬니 전 주지사가 이번 상원의원 당선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를 받으면서 두 사람의 관계가 회복되는 듯했으나, 신문 기고를 신호탄으로 두 사람의 긴장 관계는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차기 대권을 향한 공화당 내부 권력 다툼 역시 치열해질 전망이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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