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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도 기본은 제조기술”… 삼성전자, 기술자들 명장 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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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도 기본은 제조기술”… 삼성전자, 기술자들 명장 임명

입력
2019.01.03 04:4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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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립 50주년 삼성전자 

 제조부문 기 살리기 나서 

삼성전자가 제조부문 최고 전문가로 인증한 이종원(금형ㆍ왼쪽부터) 홍성복(설비) 박상훈(계측) 이철(제조기술) 명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제조부문 최고 전문가로 인증한 이종원(금형ㆍ왼쪽부터) 홍성복(설비) 박상훈(계측) 이철(제조기술) 명장. 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 생활가전사업부 광주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이철(54) ‘프린시플 프로페셔널’(부장급 직원의 호칭)은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기술자다. 대학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1989년 입사한 이후 무려 24년 동안 공장에서 제조기술과 씨름했다. 인쇄회로기판(PCB)에 전자부품을 결합해 가전 제품의 두뇌를 만드는 ‘PBA(Printed Board Assembly)’ 공정이 그의 주종목이다.

지금은 정부 차원에서 제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하는 ‘스마트팩토리’를 추진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일찌감치 이를 구축해 운영하고 있다. 이 프린시플 프로페셔널은 사람의 손으로 기판에 전자부품을 끼워 조립했던 냉장고와 에어컨 등의 PBA 공정을 자동화했다. 그 결과 2017년부터 24시간 무인 생산체제가 가능해졌다. 제품의 품질 수준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광주사업장의 ‘PBA 종합관제센터’도 그가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2일 이런 공로를 인정해 ‘삼성명장’이란 칭호를 선사했다.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가 인증하는 최고의 제조기술 전문가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기본기인 제조기술이 강해야 국가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제조부문) 후배들에게 동기 부여를 할 수 있게 돼 기쁘고 영광이지만 무거운 책임감도 동시에 느낀다”고 소감을 전했다.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가 ‘삼성명장’ 제도를 신설해 제조부문 기술자들의 기(氣) 살리기에 나섰다. 제조부문에서 최소 20년 이상 근무하며 장인 수준의 기술 숙련도와 노하우를 인정받아야 비로소 삼성명장 반열에 오를 수 있다.

2일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에서 김기남(가운데) 대표이사 부회장이 '삼성명장'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일 경기 수원시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삼성전자 시무식에서 김기남(가운데) 대표이사 부회장이 '삼성명장'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제도를 첫 도입한 올해 이 명장을 포함해 4명이 삼성명장의 영예를 안았다.

계측 분야 명장인 파운드리사업부 박상훈(51) 명장은 1993년 입사해 25년간 반도체 데이터분석(불량분석) 전문가로 근무했다. 그는 축적된 분석 노하우를 ‘원클릭 자동분석 시스템’으로 구현해 생산성 향상을 이끌었다. 2013년부터는 후배 양성을 위한 분석 기술 세미나를 개최해 사내에서 약 400명의 데이터 분석 인력을 키웠다.

금형 분야에서는 1993년 입사 이래 25년간 한 우물을 판 이종원(57) 명장이 배출됐다. 와인잔 모양을 형상화한 삼성 보르도 TV와 갤럭시S6의 메탈 케이스 등이 그의 손끝에서 태어났다.

설비 분야 명장으로 선정된 홍성복 명장(51)은 삼성명장 4명 중 유일한 고졸이다. 그는 1984년에 입사해 34년간 반도체 조립설비 업무에 종사하며 후공정 설비 구조를 개선하는 등 삼성 반도체 경쟁력 강화에 크게 기여했다.

삼성명장은 일종의 명예직이다. 직급이 올라가는 승진은 아니지만 두둑한 보상이 주어진다. 이 같은 제조부문 기술자의 기 살리기는 이날 시무식에서 김기남 부회장이 언급한 사자성어 ‘법고창신(法古創新)’과 맞닿아 있다. 법고창신은 근본을 잃지 않으며 새로운 것을 창출한다는 의미다. 세계 최고 수준의 하드웨어를 만드는 삼성전자에게 제조기술은 글로벌 IT 선도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든든한 기반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제조 현장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최고 전문가를 육성하겠다는 게 삼성명장 제도를 도입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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