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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사회주의로부터의 해방”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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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우소나루 “사회주의로부터의 해방” 선언

입력
2019.01.02 17:22
수정
2019.01.02 20:54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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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새 대통령 취임식

강력한 개혁과 보수 회복 예고

트럼프 “훌륭한 취임 연설” 칭찬

의회 내 지지기반 취약이 변수

자이르 보우소나루(가운데) 브라질 대통령이 1일 브라질리아에서 진행된 취임식 관련 행사에서 영부인 미셸리 여사와 함께 군중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브라질리아=로이터 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가운데) 브라질 대통령이 1일 브라질리아에서 진행된 취임식 관련 행사에서 영부인 미셸리 여사와 함께 군중의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브라질리아=로이터 연합뉴스

‘열대 트럼프’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1일(현지시간) 브라질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사회주의로부터의 해방”을 선언했다. 2002년부터 총 네 번의 대선에서 승리해 13년간 장기 집권한 노동자당(PT)을 부패와 잔혹범죄, 경제침체의 주원인으로 규정하며 강력한 개혁과 보수적 가치의 회복을 예고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하원의회에서 진행한 연설에서 “국가를 재건하고 조국의 희망을 구원하기 위한 특별한 기회를 맞았다”라며 “우리는 국민을 통합하고, 가족을 구하고, 유대ㆍ기독교 전통을 존중하고 우리의 본래 가치를 보존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기성 권력과 차별화된 과감한 개혁을 예고하는 가운데 브라질 여론은 일단 만족감을 표시하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이보피의 지난달 여론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국민의 75%가 보우소나루 정권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미 취임 전부터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외치 면에서는 그가 ‘좌파 독재 정권’으로 규정한 베네수엘라와 쿠바를 공격하며 ‘보수 연대’를 형성하려는 움직임이 눈에 띈다. 그래서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손을 내미는 곳은 과거보다 더 북쪽이다. 가장 먼저 손잡고자 하는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위터로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향해 “훌륭한 취임식 연설이었다”고 칭찬하자,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트위터 계정은 “트럼프 대통령의 격려에 감사한다. 우리는 신의 가호 아래 우리 국민의 번영과 전진을 이룩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내치에서는 친기업주의를 표방하며 규제 해소, 국유 자산의 민영화, 긴축 정책 등을 예고하고 있다. 아마존 밀림 보호와 원주민 문화 보존 등은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취임 수 시간 만에 내린 첫 명령은 원주민 보호 구역 설정 권한을 국립인디오재단에서 농림부로 이관하는 조치였다. 농업계의 아마존 개발에 힘을 실어준 셈이다. 이런 흐름에 부응하듯 아마존 밀림에서는 이미 방대한 삼림 벌채가 진행 중이다. 보우소나루 정부는 아마존 보호를 원하는 국제 기후변화 대응 세력에 대해서도 적대적이다. 이미 올해 말로 예정된 기후변화 당사국회의(COP25) 유치를 취소했다.

한편 중남미에서 보수 정치권과 긴밀히 결합한 복음주의의 그림자도 아른거린다. 새 내각의 인권가족여성부에 복음주의 목사 다마리스 아우베스를 앉힌 것이 특히 성소수자들의 불안감을 높이고 있다. 자신이 동성애 혐오자(호모포비아)임을 자랑스레 여기는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재임 중 동성 결혼을 불법화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동성커플 다수가 지난해 말 서둘러 결혼식을 올리기도 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비록 국민 통합을 강조하며 여론의 지지를 등에 업기는 했지만, 실제 통합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의회를 쥐고 있는 노동자당 등 기성 정당은 협치와 거리가 먼 그의 정책과 내각 구성에 불만을 품고 있다. 총 513석으로 구성된 하원에서 집권당 사회자유당(PSL)이 차지한 의석 수는 52석이고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의원 수는 112명에 불과하다.

여기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을 밀어 올린 ‘이너 서클’조차 통일돼 있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모니카 지볼리 존스홉킨스대 남미연구소장은 “대통령 임기 초 군부 출신과 복음주의자, 친시장 경제학자 세력 간 주도권 다툼이 벌어질 것”라며 “특히 장기 경제 구조 개혁에 필수적이나 대중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높은 연금 개혁이 최대 시험대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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