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거래일인 2일 코스피가 중국 경기 둔화 우려에 2,010선까지 밀려났다. 장중에는심리적 지지선으로 여겨지는 2,000선을 위협 받는 등 새해가 되면 주가가 상승한다는 ‘1월 효과’에 대한 기대는 첫날부터 빗나갔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12월28일) 대비 31.04포인트(1.52%) 하락한 2,010.00을 기록했다. 증시 개장식 때문에 오전 10시 문을 연 코스피 시장은 2분 간의 반짝 상승(최고점 2,053.45)을 뒤로 하고 하락세로 돌아섰고 장 마감 30분을 남기고 2,004.27(오후 2시59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코스닥도 0.93%(6.28포인트) 하락한 669.37을 기록했다.
기관투자자들은 코스피 시장에서 3,009억원, 코스닥 시장에서 1,30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시장을 눌렀고, 외국인도 두 시장에서 각각 275억원과 43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200 선물을 7,024억원어치(1만731계약) 순매도했는데, 이는 지난해 11월(7,669억원ㆍ1만1,288계약)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러한 투자법은 향후 코스피 200 지수가 하락하면 이득을 보는 구조라, 외국인이 앞으로도 한국 증시가 하락할 걸로 예상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증시 하락은 이날 발표된 지난해 12월 중국 차이신(財神)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7으로 하락, 중국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진 영향이 컸다. 경기에 민감한 기업 구매담당자를 설문조사해 산출하는 PMI는 50 이상이면 경기 확장, 그 반대면 경기 둔화 전망이 각각 우세하다는 의미인데, 차이신 제조업 PMI가 50을 밑돈 건 2017년 5월(49.6) 이후 처음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PMI 지표 악화로 중국 경기의 둔화 우려가 커진 데다가 외국인들의 선물 매도 공세도 증시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이달 인프라 투자, 세금 감면 등 적극적 경기 부양책에 나설 참이라 중국발 리스크가 잦아들 거란 관측도 나온다.
한편 지난해 코스닥 변동성을 키웠던 남북 경협주는 올해도 남북 및 북미 관계에 따라 일희일비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구체적 사업을 언급한 영향으로 이날 코스닥 시장에선 개성공단 입주사인 인디에프(8.37%), 금강산에 골프 리조트를 보유한 아난티(5.60%) 등이 급등했다. 반면 철도, 송전 등 다른 경협주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유엔 차원의 대북 제재가 해제되기 전까진 남북경협이 본격 추진되기 힘들다”며 “핵심 타개책인 북미 대화 또한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비핵화 및 개방 의지를 보이면서도 미국의 상응 조치를 전제조건으로 요구했다는 점에서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세인 기자 san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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