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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신년사에 화답… 북미협상 교착 풀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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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 신년사에 화답… 북미협상 교착 풀리나

입력
2019.01.02 17:00
수정
2019.01.02 20: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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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김정은 만나고 싶다” 트윗… 국무부는 논평 사양 ‘신중’

NYT “핵연료 생산 중단 언급 없어”… 전문가들은 “비핵화 징검다리”

“종전 선언과 핵시설 폐쇄 교환” 제재 완화 통한 현실적 협상론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일 오전 9시 노동당 중앙위원회 청사에서 육성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답하면서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워싱턴 전문가들 사이에선 북한 비핵화 회의론이 상대적으로 더 강하지만 일각에선 긍정적 반응도 나온다. 이런 엇갈린 평가를 배경으로 제재 완화 등 북한의 요구에 대한 트럼프 정부의 대응 수위에 따라 2차 북미 정상회담 성사 여부가 판가름 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은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지도, 실험하지도, 남들에게 전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언제라도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는 미국 PBS 보도를 인용한 뒤 “나도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한다. 그는 북한이 엄청난 경제적 잠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잘 깨닫고 있다”고 적었다. 북한의 신년사에 대해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 2차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를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이 백악관 참모진과 국무부 내부의 의견 조율을 거친 것인지는 확실치 않다. 국무부는 이날 신년사에 대한 반응을 묻는 한국일보 질의에 “논평할 기회를 사양하겠다”고 밝혔다. 새해 연휴 기간인 데다 신년사 분석 과정을 거친 뒤 입장을 정리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이를 감안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TV 시청 중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다만 국무부가 북한과 관련한 사안마다 내놓던 “북한 비핵화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제재는 계속되고 북한이 싱가포르 회담에서 한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확신한다”는 답변 대신 논평 자체를 사양한 것은 다소 이례적이다. 그만큼 북한의 신년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지를 두고 신중하게 고민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비핵화 협상의 갈림길에서 나온 이번 신년사가 다양한 함의를 띠고 있어 미 언론들이나 워싱턴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주목한 김 위원장의 ‘4불(不)’ 언급 중 ‘더 이상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대목이 초점으로 떠올랐다. 핵무기 시험ㆍ사용ㆍ전파 중단 등 북한이 이미 언급한 것 이외에 생산 중단까지 새롭게 포함됐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는 핵 연료 생산 중단에 대한 언급이 없어 이를 ‘사소한 진전’으로 평가했으나, 핵 동결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비핵화 과정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 군축담당 특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핵 물질 생산 동결과 핵무기 및 핵물질 판매금지에 동의하는 데 준비됐다는 신호일 수 있다”며 “완전한 핵무기 제거에는 부족하지만, 이런 조치가 성실히 이행되면 중요한 과도기적 조치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핵 물질 생산 중단은 북한이 상응조치를 전제로 제시했던 영변 핵 시설 해체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로버트 칼린 전 중앙정보국(CIA) 분석관도 “미국 정부가 북한 신년사가 의미하는 바를 분석할 것이다”며 “이는 진전을 위한 입구를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핵 동결 대가로 제재 완화가 이뤄지면 결국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경계도 여전하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수석 부차관보는 NYT에 “북한은 핵무기를 유지하면서 미국을 관계개선 프로세스에 관여시키고, 핵무기를 사용하거나 확산시키지 않겠다고 안심시켜 제재 완화 등 관계 개선의 혜택을 수확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도 PBS에 “핵심은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한이 실질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상태라는 점에서 현실적인 협상론도 나온다. 해리 카지아니스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은 폭스뉴스 기고문에서 “미국 외교관들은 제재 완화를 해주겠다는 약속만으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기를 원하지만, 그건 희망적 사고다. 어떤 핵무장 국가도 그 같은 거래를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이다”며 종전선언 및 일부 제재 완화와 영변 핵시설 폐쇄를 교환하는 식의 협상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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