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다산신도시에 사는 김모(44)씨는 매일 출퇴근 전쟁을 치른다. 교통정체만 없다면 다산신도시에서 회사가 있는 서울 강남까지 차량으로 3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거리(25㎞)이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이 보다 2배 이상 많은 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교통난이 극심하기 때문이다. 그는 “출퇴근길이 지옥 같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 초 입주를 시작한 남양주 다산신도시를 비롯한 이른바 2기 신도시 주민들이 교통난을 호소하고 있다. 외형은 그럴듯하게 갖춰져 가고 있지만 서울을 오가는 도로망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탓이다.
이중 8만명이 입주할 다산신도시 전철역은 2026년에나 개통될 예정이다. 특히 다산에서 서울 강남권으로 가는 도농사거리∼빙그레 공장 구간은 상습 정체로 악명이 높다. 왕복 4차로 중 300m가 2차로로 줄어들어 출퇴근 시간대 극심한 병목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창균(남양주5) 경기도의원은 “1㎞를 지나는데 40분 이상 소요될 정도”라며 “사업 시행사가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300억원 이상 들어가는 사업비 문제로 내년에도 사업 착수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주민들은 급기야 지난해 말 ‘다산신도시 교통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까지 결성했다.
대책위는 “다산신도시 교통대란이 현실이 됐다”며 사업시행사인 경기도시공사 등에 도로망 확충을 촉구했다.
교통 문제를 호소하는 2기 신도시는 이뿐만이 아니다. 화성시 동탄신도시 주민 600여명은 지난달 29일 동탄역 인근에서 동탄 신도시의 교통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곳 주민들은 “동탄 개발 당시 제시한 분당선 연장부터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트램 등이 2007년 입주 이후 지금까지도 지켜지지 않은 채 지연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주민들은 광역버스에 의존해 출퇴근 시간 서울을 오가는 데 1시간 이상 길에서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파주 운정신도시 주민들도 열악한 교통여건에 시달리고 있다. 운정신도시 연합회 등 주민들은 “정부는 2기 신도시를 조성하면서 정작 광역 교통 인프라는 만들지 않아 주민들이 출퇴근하는데 엄청난 불편을 겪고 있다”고 개선을 촉구했다.
정부가 지난달 19일 3기 신도시를 발표하면서 2기 신도시 교통망 개선방안을 내놨지만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는 모양새다. 주민들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송도~남양주 마석) 등 언제 착공이 될지 기약이 없는 사업들이 대부분”이라며 비판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정부에 2기 신도시 교통망 확충을 계속 건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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