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ㆍ현대차ㆍSKㆍLG 등 국내 4대 대기업그룹의 ‘젊은 총수’가 2일 새해를 맞아 한 테이블에 모였다.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ㆍ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총괄부회장ㆍ최태원 SK그룹 회장ㆍ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신년회에 참석한 것인데, 젊은 총수 4인이 한 자리에 모인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문 대통령이 새해 첫 근무일인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주최한 신년회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여의도에 모였다. 제일 먼저 도착한 사람은 정 부회장으로 행사가 시작되기 약 50분 전에 도착했다. 현장에 모여있던 취재진의 질문에도 그는 특별한 언급 없이 행사장으로 빠르게 입장했다.
이 부회장은 정 부회장에 이어 도착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고 덕담을 건네며 행사장으로 들어갔다. 구 회장과 최 회장도 간단한 신년 인사 외에는 별다른 발언 없이 행사장으로 입장했다.
이들 총수 4인 가운데 지난해 새롭게 그룹 경영권을 잡은 인물은 정 부회장과 구 회장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9월 부회장에서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하며 그룹 2인자가 됐다.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이지만 재계에서는 사실상 ‘3세 경영’을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올해 시무식도 정 회장 대신 정 부회장이 처음으로 주재했다.
구 회장은 지난해 선친인 구 구본무 회장이 갑작스럽게 별세한 후 6월 상무에서 회장으로 올라서며 LG그룹을 이끌기 시작했다. 구 회장 역시 이날 처음으로 시무식을 주재한 뒤 문 대통령이 초청한 신년회에 참석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앉는 헤드테이블에는 5부 요인이 배치됐으며 재계 인사 중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만 포함됐다. 4대 총수가 앉은 테이블에는 김수현 청와대 정책실장, 손경식 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영주 한국무역협회장, 강호갑 중견기업연합회장이 함께했다.
네 명의 총수는 지난해 9월 문 대통령의 방북 때 모일 기회가 있었지만 당시에는 불발됐다. 네 명 중 정 부회장이 미국 출장 때문에 방북길에 동참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4대 총수가 함께 만난 자리인 만큼 이들 사이에 어떤 이야기가 오갔을지 관심이 집중됐지만 신년인사 외에는 별다른 대화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신년회인 만큼 진지한 이야기보다는 덕담 위주의 이야기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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