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완벽한 타인'(이하 '완타')은 지난해 10월 개봉해 완벽한 성공을 거뒀다. 529만 명을 동원하며 흥행 홈런을 친 건, 기대 이상의 결과였다. 유해진과 부부로 등장한 염정아는 극 전반에 흐르는 웃음의 큰 줄기를 담당하며, 기댈 곳 없는 가정주부의 애환을 동시에 표현했다.
날카롭고 차가운 이미지를 지닌 염정아지만, '완타'에서는 달랐다. 극 중 그가 연기한 수현은 순종적이면서도 일탈을 꿈꾸는, 문학의 매력에 빠진 여자다. 이 시대 전업주부를 대표하는 역할이지만 허점이 많아 어딘지 애잔하면서도 사랑스럽다.
'완타'는 40년지기 고향 친구들이 커플 모임을 하는 동안 핸드폰으로 오는 전화, 메시지를 모두 공개하는 게임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나리오가 기발해 매우 마음에 들었다는 염정아는 이런 캐릭터를 제안 받은 것도 처음이라 했다. 다양한 배우들이 나오는 만큼 배우들과의 시너지도 기대를 했단다. 권위적인 남편 역의 유해진과 호흡은 물론 모든 배우들과 케미가 기막히게 좋았다.
영화 개봉을 무사히 마친 뒤, 11월 중순부터는 안방극장을 섭렵했다.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에서 한서진으로 등장, 여기에서도 배우들과 환상의 케미를 보여준다. 쫄깃한 긴장감을 담당하며 시청률 일등공신으로 활약 중이다. 'SKY 캐슬'은 10%대 시청률을 유지하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염정아가 연기하는 한서진은 남편의 내조와 자녀 교육에 완벽한 퍼펙트형 엄마다. 두 딸을 잘 키우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하는 인물. 'SKY 캐슬' 속 캐릭터들의 관계도 재밌다. 겉으론 친해보이지만 각자의 목적 때문에 속내를 숨기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인다.
특히 한서진과 이수임(이태란) 그리고 김주영(김서형)의 관계가 흥미롭다. 한서진과 이수임은 과거 동창생 사이로, 유일하게 한서진이 신분 세탁한 곽미향임을 알고 있는 존재가 이수임이다. 한서진과 김주영은 학부모와 입시 코디네이터 사이로, 서로가 서로에게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며 매회 불꽃 튀는 신경전을 선보인다.
염정아는 이중적 캐릭터의 극단적인 양면성을 다채로운 표정과 눈빛으로 표현하며 몰입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새해가 열린 1월, 스크린으로도 관객들을 만난다. 염정아의 신작 '뺑반'은 통제불능 스피드광 사업가를 쫓는 뺑소니 전담반 뺑반의 고군분투 활약을 그린 범죄오락액션극이다.
염정아는 극중 시연(공효진)이 유일하게 믿고 따르는 내사과 사수 윤지현 과장 역을 맡았다. 자신이 옳다고 판단하는 것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쟁취하는 확고한 목표의식과 냉철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다.
제복을 입은 그는 각 잡힌 모습으로 단숨에 시선을 끈다. 지금껏 보여주지 않았던 카리스마와 색다른 연기 스타일로 또 한 번 놀라움을 선사할 예정. '뺑반'은 시원한 전개, 아찔한 카 액션과 매력적 캐릭터 조합으로 올해 한국영화 기대작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유수경 기자 uu84@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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