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이어 사우디전서 기성용 실축 ‘3연속’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을 앞둔 축구 국가대표팀이 대회 전 마지막 평가전에서 경기 막판 페널티킥 실축으로 승리를 놓쳤다. 손흥민(27ㆍ토트넘)이 없는 상황에서 새 전술을 실험하는 등 소득도 있었지만 파울루 벤투(50) 감독 체제에서 세 차례나 연달아 놓친 페널티킥은 대표팀이 보완해야 할 과제로 떠올랐다.
벤투호는 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가진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0-0으로 비겼다. 벤투 감독은 이날 아시안컵 조별리그 2차전까지 나서지 못하는 손흥민의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변형 스리백(3 Back) 전술을 들고 나왔으나 경기 내내 한 차례 유효슈팅도 때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남긴 경기를 펼쳤다. 물론 소득도 있었다. 여러 차례 실점 위기를 무사히 넘기고, 전반에 비해 후반 안정된 경기력을 찾으면서 중동 강호를 깰 비책을 몸소 느낀 점은 선수들의 자신감을 끌어 올릴 요인으로 꼽힌다. 황의조(27ㆍ감바오사카) 황희찬(23ㆍ함부르크)의 활발한 움직임을 확인하고, 비록 이날 활약은 부진했으나 황인범(23ㆍ대전)이 부상서 복귀해 실전에 투입된 점도 벤투 감독으로선 반갑다.
다만 결정적인 득점 기회인 페널티킥을 계속 놓친 점은 한 두 점차, 혹은 승부차기로 승부가 갈리는 경우가 많은 아시안컵 특성상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다. 이날 기성용(30ㆍ뉴캐슬)은 후반 35분 자신이 직접 얻어내 시도한 패널티킥을 실패했다. 사우디 골키퍼 모하메드 알오와이스(28ㆍ알아흘리)가 킥의 방향조차 잘못 판단한 가운데 공은 왼쪽 골 포스트를 비껴갔다.
이는 지난 해 9월 7일 고양에서 열린 코스타리카전, 10월 12일 서울에서 열린 우루과이전에서 손흥민이 연달아 페널티킥을 실패한 이후 세 번째로, 대표팀이 페널티킥을 세 차례 연속 실패한 건 2002년 이후 17년 만에 처음이다. 당시엔 유상철(1월 19일ㆍ북중미 골드컵 미국전ㆍ1-2 패), 이을용(6월 10일ㆍ한일월드컵 미국전ㆍ1-1 무), 안정환(6월 18일ㆍ한일월드컵 이탈리아전ㆍ1-1 무승부 뒤 연장 승리)이 실축, 모두 전ㆍ후반 90분 경기에서 이기거나 비길 수 있는 경기를 비기거나 패했다.
지난 1998년과 2011년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선 각각 사우디(결승), 일본(준결승) 전의 패배 등 아시안컵 59년 무관의 발자취 속엔 ‘불운’이라기엔 너무도 쓰라린 승부차기 잔혹사가 있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페널티 킥 3연속 실패는 축구사(史)에서 흔히 보기 힘든 일로, 벤투 감독으로서도 고심이 큰 대목일 것”이라면서 “(그간 키커로 나선) 손흥민과 기성용의 킥 능력과 노련함은 어느 선수에 크게 뒤지지 않는 만큼, 정밀함을 높이기 위한 반복된 연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