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이정표 세웠지만 민생개혁은 굳건히 닫혀”
정의당 지도부, 신년회 대신 굴뚝 농성장행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새해 첫날인 1일 “더 나은 민주주의의 새로운 판을 짜고, 중단 없는 개혁을 약속한다”면서 “변화를 바라는 평범한 국민들의 한 표가 헛되이 버려지지 않도록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겠다”고 다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18년을 돌아보며 “대한민국은 환호와 절망이 교차한 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남북관계 진전에 대해 “반세기 이상 굳건히 이어져온 한반도냉전에 해체가능성을 열어내고, 평화의 이정표를 또렷이 세웠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민생개혁에 있어선 “굳건히 문을 닫고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은 여전히 굴뚝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비정규직 청년은 컨베이어 벨트에서 홀로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촛불3주년을 맞은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몸집을 키워가는 기득권역풍을 차단하고, 중단 없는 변화의 바람을 재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비정규직, 여성과 청년노동자, 중소상공인들의 삶을 바꿔내겠다”며 “누구나 바라는 만큼 기회를 누리고, 최선을 다한 만큼 성과를 얻는 한 해를 만들어가겠다”고 약속하며 신년사를 마쳤다.
한편 이 대표와 정의당 지도부는 이날 단배식과 현충원을 방문하는 대신 서울에너지공사 열병합발전소 후문 굴뚝에서 400일 넘도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파인텍 노동자들을 방문했다. 아래는 이 대표의 신년사 전문.
손효숙 기자 shs@hankookilbo.com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정의당 대표 이정미입니다.
기해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황금 돼지의 해를 맞아 여러분 모두 다복한 한해 되시길 바랍니다.
2018년 대한민국은 환호와 절망이 교차한 시간이었습니다. 반세기 이상 굳건히 이어져온 한반도냉전에 해체가능성을 열어내고, 평화의 이정표를 또렷이 세웠습니다. 국민들이 환호했고, 세계가 축하를 건넸습니다.
그러나 60년 냉전마저 녹여낸 그 가능성이 민생개혁 앞에서는 굳건히 문을 닫고 있습니다. 노동자들은 여전히 굴뚝에서 내려오지 못하고, 비정규직 청년은 컨베이어 벨트에서 홀로 죽어가고 있습니다. 미투에서 시작된 위드유의 열기는 여성의 삶이 변화하기도 전에 빠르게 식어가고 있습니다. 이분들도 2년 전에는 변화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 촛불을 들고 광장에 나섰고, 내 삶을 바꿀 만한 후보에게 표도 던졌을 것입니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이들의 삶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변화가 유예되고 개혁이 지체된 사이 국민들이 퇴출을 명했던, 또 역사 속으로 퇴장한줄 알았던 기득권은 하나둘 결집해 또다시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촛불3주년을 맞은 지금, 대한민국은 어디에 있으며,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9년은 위태롭게 흔들리는 개혁의 방향을 다잡는 한해여야 합니다. 몸집을 키워가는 기득권역풍을 차단하고, 중단 없는 변화의 바람을 재촉해야 합니다. 정의당이 그 일에 앞장서겠습니다.
비정규직, 여성과 청년노동자, 중소상공인들의 삶을 바꿔내겠습니다. 누구나 바라는 만큼 기회를 누리고, 최선을 다한 만큼 성과를 얻는 한해 만들어나갈 것입니다. 모두가 인간적 존엄을 누리고, 거침없이 희망을 얘기할 수 있는 한해를 앞당기겠습니다.
한국정치를 근본적으로 재편하겠습니다. 변화를 바라는 평범한 국민들의 한 표가 헛되이 버려지지 않도록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겠습니다.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해 노회찬정신을 계승하고 <6411번 버스의 투명인간들>을 힘 있게 대변하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정의당은 더 나은 민주주의의 새로운 판을 짜고, 중단 없는 개혁을 약속드립니다.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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