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전역에 50억弗 넘게 투자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공들이며
배송업자 수만명… 시골까지 침투
카드 대신 현금 결제 서비스도 도입
지역 소규모 상점들 반발이 문제

무선통신망과 신용카드 등 온라인 쇼핑에 필요한 인프라가 갖춰지지도 않은 인도 시장에서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이 현지 맞춤형 전략을 앞세워 시골까지 깊숙이 파고 들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인도의 온라인 이용자수는 13억 인구 가운데 3억9,000명에 불과하다. 매년 4,000만명씩 증가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사는 것이 익숙한 소비자들이 많다.
그런데도 아마존은 물류 네트워크 구축에 공을 들여가며, 아직도 지폐와 동전으로 물건을 사는 시골의 8억명 이상 인도인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앞서 아마존은 인도 전역에 물류 창고, 인력 등에 50억달러 이상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WSJ은 “도시 외곽에 사는 인도인들에게 물건을 파는 것은 오랜 기간 도전이었는데, 지금은 택배 배송을 위한 지역의 배급업자가 수만 명이나 존재하며, 이들은 자전거, 오토바이 등을 이용해 시골길을 달려 배송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또 시골 지역에 온라인 주문 방법을 익힐 수 있는 오프라인 매장을 만들었다. 작은 상점과 제휴를 맺어 이 곳에서 사람들이 택배를 찾아갈 수 있게 하기도 했다. 시골은 배송지를 알려줘도 택배 기사가 찾기 힘든 곳이 많은 까닭이다. 아삼주의 조르하트에서 소규모 상점을 운영하는 노젠찬드라 다스는 “택배 보관을 위한 장소를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를 공유할 수 있는 사이트에 들어가 등록을 했고, 공간을 제공하는 대신 수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쌀과 식용유 등을 파는 노젠찬드라 다스의 가게 한 켠에는 택배 더미가 늘 쌓여 있다.
저렴한 휴대폰과 네트워크가 불안정한 곳에서도 어플리케이션(앱)이 작동하도록 앱을 수정하기도 했다. 영어 사용자가 인구의 10%에 불과해 아마존에서 잘 팔리는 상품 3만5,000여개에 대한 상품 설명서를 힌두어로 바꾸는 작업도 했다. 문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비디오 영상 설명서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아마존은 신용카드 또는 직불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이들이 많기 때문에 물건 배송 후 현금으로 결제를 할 수 있게 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이는 실제 활발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 금융서비스 회사인 바클레이 PLC에 따르면 인도 아마존의 시골 지역 고객은 지난해 4억개 이상의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동북부 아삼주의 도와찰라에 사는 교사 아뮬아 부후얀은 WSJ에 “1,000명 정도 사는 시골 마을에서는 가까운 작은 도시로 가는 데만 수 시간이 걸린다. 새로운 물건을 살 방법이 적다”며 “하지만 아마존을 이용하면 예전 같으면 어디서 사야 할 지조차 몰랐던 물건도 문 앞으로 배송돼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아마존에서 첫 구매를 시작한 그는 신발, 양말, 바지, 셔츠, 커튼 등을 모두 아마존에서 샀다.
물론 아마존에게도 극복해야 할 부분이 많다. 온라인 유통업자들의 침투를 경계하는 소규모 상점들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인도 정부는 이들의 불만이 고조되자 지난달 26일 아마존과 월마트의 자회사 플립카트 등 전자상거래 기업이 특정 제휴사 제품을 독점적으로 판매하거나 특별할인을 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제를 발표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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