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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이날 기다렸다” 쌍용차 복직자의 출근길 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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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이날 기다렸다” 쌍용차 복직자의 출근길 심경

입력
2018.12.3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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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복직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31일 오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으로 출근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10년 만에 복직한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31일 오전 경기 평택시 쌍용자동차 평택공장으로 출근하며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쌍용차 해고자 119명 중 71명이 31일 일터로 복귀했다. 쌍용차 사태가 벌어진 지 대략 10년 만이다.

이날 오전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10년 만의 출근길에서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과 통화하며 소감을 밝혔다. 김 국장은 “일단 상당히 긴장된다. 언제나 들어갈까 마음 졸이고 있었는데, 오늘 첫 출근하는 날이어서 마음이 상당히 들떠있고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는 2009년 4월 쌍용차가 2,646명의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뒤 같은 해 5월 노조원들이 총파업에 돌입하며 시작됐다. 이후 1,700여 명은 명예퇴직 등으로 회사를 떠났고, 파업 과정에서는 한상균 당시 쌍용차지부장이 구속되고 해고자가 발생했다.

김 국장은 이날 출근길에서 지난 10년 동안 복직을 위해 싸우면서 가장 가슴 아픈 순간과 기뻤던 순간을 회상했다. 김 국장은 “가장 가슴 아팠던 순간은 6월 27일 공장으로 함께 돌아가기로 했던 김주중 조합원의 죽음”이라고 말했다. 해고자 중 한 명인 김주중씨는 신용불량자가 된 후 힘들게 생계를 잇다 6월 27일 경기 평택시 한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쌍용차 사태 이후 30번째 사망자였다.

김 국장은 가장 기쁜 순간으로 ‘9월 14일’을 꼽았다. 이날은 쌍용차 노사가 해고자 119명을 2019년 상반기까지 전원 복직시키기로 합의한 날이다. 이 합의에 따라 이날 71명이 복직해 출근했고,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약속대로 조합원들이 모두 복직한 뒤 마지막에 복직할 예정이다. 김 국장은 “많은 사람 앞에서 다시 저희가 공장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을 만들었던 그 날”이라며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쌍용차 해고자들은 복직하고 있지만 아직 과제가 남아 있다. 김 국장은 “국가 손배(손해배상)가 있다. 그리고 2009년 강제 진압 과정의 잘못된 것들이 경찰 인권침해 진상조사위에서 밝혀졌다. 여전히 저희는 아직 사과받지 못한 것들이 있다. 또한 아픔을 겪었던 해고노동자 가족을 위한 치유 프로그램이 아직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어쨌든 많은 사람, 국민들 또 연대했던 사람들의 마음 덕분에 저희가 이렇게 공장으로 들어가는 기쁜 날이 된 것 같다. 많은 사람의 관심도 감사드리고 최소한 국가가, 정부가 해야 할 몫은 꼭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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