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능계 케미의 여왕이라 불러주세요.(웃음)”
지난 2018년, 장윤주는 누구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온스타일-올리브 ‘겟잇뷰티 2018’을 시작으로 tvN ‘비밀의 정원’, 라이프타임 ‘파자마프렌즈’, tvN ‘주말사용설명서’, SBS PLUS ‘슈퍼모델 2018 서바이벌’까지 예능가를 휩쓴 장윤주는 여성 MC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으며 빛나는 존재감을 과시했다.
지난 2017년 1월 출산 이후 지난 해 하반기 tvN ‘신혼일기2-가족의 탄생’을 통해 예능계에 복귀한 장윤주는 지난 해 1월 ‘겟잇뷰티’를 통해 본격적인 예능 활동 신호탄을 쐈다. 2019년을 앞두고 본지와 단독 인터뷰를 진행한 장윤주는 작년 한 해 연이은 예능 출연에 대한 이유로 ‘본격적인 재시작’에 대한 마음가짐을 언급했다.
“작년에 아이를 낳은 뒤 정신없이 한 해를 보내면서 몸이 돌아오는 시간을 가졌어요. 몸이 완전히 회복될 때 까지 꼬박 1년이 걸리더라고요. 재작년에 ‘LISA’ 앨범도 내고 ‘신혼일기’를 시작으로 복귀를 준비하는 시기였다면, 2018년은 회복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이었어요. 일단은 너무 무리하지 않는 일정이라면 한 번 해보자 싶었죠. 감사하게도 시기에 맞게 들어오는 일들이 있어서, ‘겟잇뷰티’를 시작으로 연이어 프로그램을 하게 됐죠.”
다작 요정으로 예능계를 주름잡은 장윤주는 이 같은 행보 속 가장 감사했던 점으로 ‘출연진들과의 관계’를 꼽았다.
“‘겟잇뷰티’는 리뉴얼 되면서 투입이 됐고, ‘비밀의 정원’도 예전부터 하자는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연이 닿아서 출연하게 됐죠. ‘주말사용설명서’는 신혼일기 때 함께 호흡을 맞췄던 PD님의 프로그램이었고, 라미란-김숙-이세영이라는 세 출연자에 대한 호감도도 있어서 출연을 결정했고요. ‘파자마 프렌즈’ 역시 멤버들도 워낙 좋았고, PD님을 비롯한 팀 모두 다 에너지가 밝고 젊어서 크게 부담 갖지 않고 재미있게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선택했어요. ‘슈퍼모델 서바이벌’ 역시 ‘도수코’와 비슷한 포맷이다 보니 애정이 있었고요. 지난 해 정말 다양한 프로그램에 출연을 했는데, 돌아보니 가장 감사한 것이 모든 사람들과의 관계가 좋았다는 점이었어요. 모든 프로그램에서 제작진과도, 멤버들끼리도 전혀 트러블 없이 너무 관계가 좋았거든요.”
출연진들과의 관계가 좋았다는 장윤주의 말처럼, 장윤주는 각종 고정 예능을 비롯해 다양한 출연 예능에서 MC들과의 남다른 케미를 자랑하며 프로그램에 에너지를 더했다. 과거 ‘무한도전’을 통해 유재석을 만났던 장윤주는 최근 ‘아는 형님’에서 강호동과, ‘인생술집’에서는 신동엽과 빈틈 없는 호흡을 맞추며 진정한 ‘케미의 여왕’으로 거듭났다.
“강호동 씨와는 과거 ‘무릎팍 도사’ 때 처음 만났었는데, 서민적인 느낌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참 좋았어요. 유재석씨야, 워낙 젠틀하신 분이고 늘 만나면 항상 챙겨주셔서 좋았죠. 신동엽 씨는 이번 예능을 통해서 처음 뵀는데, 역시나 좋으신 분이시더라고요. 누가 가장 호흡이 좋았냐고요? 그런 건 없었던 것 같아요. 저는 ‘케미의 여왕’이니까요.(웃음) 누구와도 완벽한 호흡을 맞출 자신이 있어요.”
다양한 예능에서 장윤주가 사랑 받는 이유는 분명하다. 거침없는 입담과 밝고 건강한 에너지, 그 속에서 묻어나는 감성적 아티스트의 면모까지 그야말로 ‘팔색조 매력’을 갖췄기 때문. 장윤주는 예능 속 자신의 모습에 대해 “저는 좀 까졌다”며 소탈한 웃음을 터트렸다.
“예능에서는 일단 재미있는 게 가장 좋아요. 진지한 이야기도 좋아하고, 감성적인 부분도 크지만 저는 재미가 없으면 싫더라고요. 누구라도 함께 대화를 하는 것이 좋고, 대화 중에 재미있는 포인트를 적절하게 이야기하고 받아들이는 그런 과정들이 참 좋고요. 유머를 받아 칠 때 야해도 좋아하고.(웃음) 제가 워낙 부끄러워하지 않는 편이기도 하고, 내숭을 떠는 스타일도 아니다 보니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과 제 에너지들이 뿜어져 나오는 것 같아요. 그냥 조금 까졌다고 할까요.(웃음)”
이처럼 거침없는 면모가 장윤주의 매력이라지만, 톱모델 출신 방송인인 만큼 예능에서의 이미지 소비에 대한 부담감이나 회의감은 없을지 궁금해졌다. 그러나 장윤주는 쿨한 대답으로 이 같은 걱정을 불식시켰다.
“그런 건 별로 걱정하지 않는 것 같아요. 반복적인 걸 보여줘야 할 때면 ‘이게 뭐지’ 싶을 수도 있는데, 아직 그 정도로 이미지가 소비된 건 없는 것 같아요. 그런 걱정 자체를 할 시기는 이미 지난 것 같기도 하고요. 사실 20대 때는 모델로서 이미지 소비에 대한 걱정도 있었고, 패션에 미쳐있었기 때문에 방송도 전혀 안하고 영화 제의가 들어와도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었어요. 당시 앨범을 발매하긴 했지만 그 역시 방송처럼 소모적이진 않았죠. 만약 20대 때 지금처럼 방송 활동을 병행했다면 이도 저도 아니었을 것 같아요. 서른 살 때부터 ‘무한도전’과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를 했는데, 다행히 10여년을 패션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던 탓에 다양한 활동을 병행하는 데 있어 타격을 받지 않은 것 같아요. 자연스럽게 스펙트럼이 잘 확장된 것 같아요. ‘무한도전’에서 편집의 힘으로 갑자기 웃겨졌던 것도 한 몫 했고요.(웃음)”
이어 장윤주는 “밝아 보이는 저 역시 과거에는 우울감에 젖어있던 시기가 있었다”며 “그러나 가정이 생긴 뒤 한층 편해질 수 있었다”며 가족에 대한 감사함을 덧붙였다.
“만약 지금 제가 싱글이었다면 예능의 후폭풍을 더 걱정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은 ‘내 가정’이라는 돌아갈 곳이 있다 보니 스트레스 역시 싱글 때보다는 훨씬 적은 것 같아요. 저는 남편과 정말 하나부터 열까지 다 이야기하거든요. 소울메이트 같은 사이라 멘탈 회복이 빨라진 것 같아요. 사실 결혼 전에는 나라는 사람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된 우울함이 있었어요. 알려지는 것에 대한 감사함보다는 불편함을 더 크게 느꼈던 거죠. 그런데 가정을 꾸리고 나면서 오히려 저를 개방하는 데 있어서 편해진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결혼한 게 좋아요. 혼자인 게 그리울 때도 있지만, 함께 있어서 좋은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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