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1명은 ‘치매’를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고령화와 평균 수명 연장으로 국내 치매환자 숫자는 가파르게 증가해 2024년이면 100만명, 2039년에는 200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중앙치매센터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6년 전국 치매역학조사’ 결과를 30일 발표했다. 2016년 6월부터 전국 60세 이상 5,0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와 2015년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기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치매를 앓고 있는 환자 비율인 치매유병률은 10.2%였다. 이는 지난해(9.95%)보다 0.07%포인트 오른 것인데, 노인 치매 유병률이 처음으로 10%를 넘어선 것이다.
유병률을 바탕으로 추산한 올해 노인 치매 환자수는 75만명. 성별로 보면 남성(27만5,000명)보다 여성(47만5,000명)이 1.7배 많다. 올해 조사부터 포함된 60세 이상 치매 환자수는 77만명(유병률 7.2%)이다. 치매 진단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 유병률은 60세 이상 220만명(20.2%), 65세 이상 166만명(22.6%)로 집계됐다.
인구 고령화가 가속화되면서 치매 환자가 늘어나는 속도도 점점 빨라지고 있다. 65세 이상 노인 치매 환자가 100만명을 넘는 시점은 2024년으로 4년 전 예상과 같았으나 200만명을 넘는 시점은 2039년으로 2년 더 빨라졌다. 치매 인구는 2040년에 218만명(12.7%), 2050년엔 303만명(16.1%)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약 30년 뒤면 노인 6명 중 1명이 치매를 앓는다는 얘기다.
이번 연구에선 8년 전보다 초고령층 환자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2008년 조사 당시 85세 이상 치매유병률은 30.5%였지만, 2016년은 37.5%로 7%포인트 올랐다. 반면 60~69세나 70~74세 등 초기 노인층은 2008년보다 2016년의 유병률이 각각 2.2%포인트, 1.4%포인트씩 낮아졌다. 중앙치매센터 관계자는 “우리나라도 서구처럼 초기 노인인구 발병률은 낮아지고 초고령 치매 노인인구의 사망률도 낮아지는 ‘저발병-저사망’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치매를 앓게 될 위험성은 여성(1.9배)ㆍ무학(4.2배)ㆍ문맹(읽기 불능 5.9배, 쓰기 불능 10.1배)일수록 높았다. 빈곤(4.7배)과 배우자 부재(사별 2.7배, 이혼ㆍ별거시 4.1배), 우울(4.6배), 두부 외상(2.4배)도 치매 위험을 증가시키는 요인이었다. 다만 중간 강도의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치매에 걸릴 위험이 3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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