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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ㆍ멕시코 등 11개국 CPTPP 발효… 한국정부는 가입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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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ㆍ멕시코 등 11개국 CPTPP 발효… 한국정부는 가입 저울질

입력
2018.12.30 16:53
수정
2018.12.30 20:07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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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 교역량의 15.2% 차지

美 빠진 가입은 득보다 실

“내년 1월 이후 신중히 결정”

CPTPP 회원국. 한국일보 자료
CPTPP 회원국. 한국일보 자료

일본, 베트남 등 세계 11개국이 참여하는 다자간 무역협정인 ‘포괄적ㆍ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 30일 발효됐다. 미국발 보호무역주의가 거센 가운데 태평양 주변을 아우르는 거대 자유무역지대가 탄생한 것이다. 우리 정부는 통상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입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다.

이날 CPTPP가 발효되면서 전세계 교역량의 15.2%를 차지하는 자유무역지대가 형성됐다. 교역량 면에선 미국ㆍ멕시코ㆍ캐나다 협정(USMCA),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에 이어 3번째로 큰 규모다.

CPTPP 회원국은 호주, 브루나이, 캐나다, 칠레, 일본, 말레이시아, 멕시코, 뉴질랜드, 페루, 싱가포르, 베트남 등 11개국이다. 이 협정은 회원국 간 상품 교역 관세를 즉각 철폐하되 국가별로 민감한 품목에 대해선 저율관세할당(TRQ), 장기적 철폐 등을 적용하는 걸 골자로 한다. CPTPP는 회원국 간 95% 이상의 높은 시장 자유화율(관세 철폐율)을 추구해 회원국 간 공산품과 농산물을 중심으로 교역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는 지난 10월까지만 해도 CPTPP 가입 여부를 올해 말까지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이었지만 현재는 내년 1월 이후로 결정 시점을 미룬 상태다. 올해 초 미국의 CPTPP 복귀 가능성에 가입을 서둘렀지만, 미국이 최근 CPTPP 대신 일본과의 양자 무역협상으로 선회했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이 빠진 CPTPP에 가입하는 건 득보단 실이 크다.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미국과 함께 CPTPP에 참여할 때는 우리나라의 무역흑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지만 지금처럼 미국이 빠진 CPTPP에선 오히려 무역적자가 심화된다.

또 우리나라가 CPTPP에 참여하면 일본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효과가 나타난다. 일본이 경쟁력을 지닌 자동차와 기계, 운송장비 등 공산품을 중심으로 국내 산업의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 현대ㆍ기아차 등 국내 자동차업계가 우리나라의 CPTPP 가입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는 이유다.

농업 부문에서도 타격이 예상된다. 한국무역통계진흥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CPTPP 회원국은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칠레, 말레이시아와 같은 대표적인 농산물 순수출국”이라며 “CPTPP 가입 시 국내 농업 시장에 대한 강한 개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여기에 CPTPP 회원국 중 일본과 멕시코를 제외한 9개국과 우리나라는 이미 FTA를 체결한 상황이어서 CPTPP에 가입하지 않더라도 국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다만 아세안을 향한 수출시장 다변화와 미국의 돌발적인 CPTPP 복귀 가능성 등에 대응하기 위해선 가입을 계속 미룰 수만은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정부는 CPTPP 회원국들이 내년 1월쯤 내놓을 가입 조건을 보고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협상력을 높이려면 가입 조건을 받아본 후 행동을 취해야 한다”며 “CPTPP에 새로 가입하려는 미국 등 국가의 동향을 파악해 신중히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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