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6ㆍ토트넘)이 2018년 마지막 경기에서 공격 포인트를 추가하며 숨가쁘게 달려왔던 한 해를 마무리했다.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등에 각종 A매치까지 뛰느라 시즌 초반 소속팀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마지막 12월을 뜨겁게 보냈다.
손흥민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19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20라운드 울버햄프턴과 홈 경기에서 시즌 5호, 리그 4호 도움을 올렸다. 그는 전반 22분 중원에서 오른쪽 측면에 있던 해리 케인에게 공을 넘겼는데, 케인이 페널티아크 인근으로 드리블한 뒤 왼발 중거리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이 패스는 어시스트로 기록됐다. 하지만 토트넘은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에 3골을 내리 허용해 1-3으로 졌다.
12월 한달 간 리그 경기에서만 6골 3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개인 세 번째 ‘이달의 선수상’을 노린다. 2016년 9월과 2017년 4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이 상을 받은 그는 한 차례 더 수상할 경우 프리미어리그 사상 19번째로 3회 이상 수상한 선수로 이름을 남긴다.
프리미어리그는 1994년 8월부터 1년에 9명씩 이달의 선수를 뽑고 있는데 세 차례 받은 선수는 7명에 불과하다. 최다 수상자는 스티븐 제라드(은퇴)와 케인이 6회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케인 역시 이날 골을 추가해 12월 리그 성적은 6골 2도움으로 이달의 선수상을 엿볼 수 있게 됐다.
손흥민의 강력한 경쟁자인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같은 날 아스널전에서 1골 1도움을 추가, 12월 6골 4어시스트로 마쳐 공격 포인트에서 가장 앞섰다. 특히 살라는 후반 20분 페널티킥을 동료에게 양보해 호베르투 피르미누의 해트트릭을 완성하는데 도움을 줬다. 이 장면을 두고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거의 울뻔할 만큼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달의 선수상은 인터넷 투표 10%와 심사위원 채점 90%를 합산해 결정하며, 발표는 내달 초에 이뤄진다.
한편,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토트넘은 이날 울버햄프턴과의 경기에서 소셜미디어에 손흥민과 동양인 관객을 조롱했던 서포터 2명을 추방했다. 지난 9월 리버풀전에서 찍은 것으로 보이는 문제의 영상은 두 남성이 손흥민을 언급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둘 중 한 명이 카메라를 향해 “손(흥민)이 달걀볶음밥을 먹었나? 새우볼과 닭고기 볶음면을 먹었나?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라고 말했다. 그러자 나머지 한 명이 “저기 있네”라고 말하며 카메라를 움직여 그들 뒤에 앉아있는 동양인 남성 팬을 가리킨다.
그들은 이 팬을 계속 몰래 비추며 “그는 벤치에 앉아있거나 몸을 풀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니냐?”, “매우 진지해 보인다. 후반전에 나오려는 모양이다”, “피곤해 보이는데 에너지를 위해 달걀볶음밥이 필요한 게 아닐까?”라며 조롱을 이어갔다.
토트넘은 해당 영상을 올린 팬의 신원을 확인해 이날 관중석에서 내쫓았으며 앞으로도 경기장 출입을 금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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