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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어머니 “죽음 진상 밝혀지지 않으면 문 대통령 안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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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균 어머니 “죽음 진상 밝혀지지 않으면 문 대통령 안 만나”

입력
2018.12.29 22:36
수정
2018.12.29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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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2차 범국민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이 청와대 앞까지 행진 뒤 정리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 2차 범국민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이 청와대 앞까지 행진 뒤 정리 집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통령이 약속했고 용균이가 이루고자 했던 꿈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리고 아들 용균이의 죽음에 대한 진상이 철저히 밝혀지지 않고 그에 따른 책임자 처벌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저는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습니다.”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점검 업무 중 사고로 숨진 고(姑) 김용균씨 추모제가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렸다. 어머니 김미숙씨는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없이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날 뜻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단상에 오른 김씨는 아들에게 쓴 편지를 통해 "왜 생때 같은 내 아들을 잃어야 하는지, 엄마는 억울해 미치겠다"며 "긴긴밤 홀로 그 많은 일을 하느라 고군분투하고, 배고프면 짬 내서 겨우 컵라면 하나로 때우고 또 일했을 것을 생각하니 억울함이 미치도록 가슴을 후벼 판다"고 심정을 전했다. 이어 "용균이의 억울한 죽음은 문 대통령의 약속이 지켜졌다면 막을 수 있었던 죽음"이라며 "말로만 하는 약속, 위로는 필요 없다. 진상이 규명되지 않고 책임자 처벌이 안 된다면 대통령을 만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추모제에 참석한 유경근 4·16 세월호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유족에게 대통령과의 만남에 대해 조언했다. 유 집행위원장은 “무조건 문 대통령을 만나 김용균씨가 원했던 것을 당당하게 얘기하라”며 “만나서 그 요구를 어떻게 실현할지 구체적으로 듣고 다음 만남 약속을 잡아 실현됐는지 점검하라”고 했다.

참석자들은 “우리가 김용균이다” “사람답게 사는 세상 김용균과 함께 가자” 등 구호를 외치며 산업안전법 개정이 ‘죽음의 외주화’를 막기 위한 끝이 아니라 시작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훈민 한국발전기술지부 분당지회장은 "(김용균씨와) 유사한 일에 종사하는 다수 노동자를 내 아들과 같다며 국회에서 며칠 동안 절박한 심정으로 애써 주셔서, 산안법 개정을 이뤄주셔서 감사하다"며 “용균이와 같은 젊은 청춘들이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을 겪지 않게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현장 노동자로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투쟁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김씨를 청와대로 초청하고자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유족 측은 △태안화력 1~8호기의 작업 중지 △발전소 상시ㆍ지속업무의 직접고용 및 정규직 전환 △비정규직 근로자들과의 만남 등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답변이 가능할 때 대통령을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주최로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차 범국민 추모제에서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아들의 모습이 담긴 배지를 가슴에 단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시민대책위원회 주최로 2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차 범국민 추모제에서 김용균 씨의 어머니 김미숙 씨가 아들의 모습이 담긴 배지를 가슴에 단 채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손영하 기자 froze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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