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별 주의해야 할 질환과 실천사항
기해년(己亥年) 새해가 밝았다. ‘황금돼지해’인 새해에도 여러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 많지만 무엇보다 건강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만성질환과 감염병을 조심하고 평소 운동을 꾸준히 실천하는 것이 건강백세의 지름길이다. 새해를 맞아 2019년 달력을 걸어놓고 일정을 챙기듯이 ‘월별 건강캘린더’를 보고 매달 주의해야 할 질환과 예방접종 같은 실천사항을 꼼꼼히 챙기면 나와 우리 가족이 건강한 한 해를 보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1월=생활습관 점검, 감기ㆍ독감ㆍ낙상 조심
뇌혈관질환(뇌졸중 등)과 심혈관질환(심근경색, 협심증 등)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아주 많은 달이다. 평소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고지혈증) 협심증을 앓고 있거나 뇌졸중 전력이 사람은 갑자기 추운 곳으로 나가거나 운동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60대 이상 고령층이라면 급할 때 연락할 수 있는 병원과 가족 연락처를 보기 쉬운 곳에 붙여두면 좋다.
감기와 독감도 주의해야 한다. 외출 후 양치질과 손 씻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비타민 보충을 위해 과일과 채소를 충분히 섭취한다. 빙판길 보행 시 미끄러지고 넘어져 다치는 낙상도 많이 발생하므로 조심해야 한다.
◇2월=실내습도 유지, 틈틈이 활동량 늘려 우울증 예방
건조해 실내 습도가 떨어지는 달이다. 이로 인해 코나 기관지 점막이 마르고 피부가 건조해질 수 있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피부가 가렵고, 심하게 긁다가 진물이 나거나 2차 세균 감염이 생기기도 한다. 따라서 적정 실내습도 유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일조량 감소와 추운 날씨로 몸 안에서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줄어 우울하고 몸도 위축해지기 쉽다. 스포츠나 취미생활로 기분을 전환하고 바깥출입을 활발히 하는 등 활동량을 늘리면 좋다.
◇3월=심한 일교차로 인한 건강 주의, 춘곤증 예방
일교차가 심해 신체리듬도 깨질 수 있다. 난방과 옷차림에 주의를 기울여 보온에 신경 쓰며, 비타민과 단백질도 충분히 섭취한다. 겨울 내내 움츠러들었던 몸이 봄에 적응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졸리며, 업무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춘곤증이 생기기도 한다. 춘곤증을 이기려면 냉이 달래 미나리 도라지 등 봄나물과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되 전체적으로 적게 먹고,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며 충분히 잠을 자도록 한다.
◇4월=알레르기성 질환과 황사 조심
꽃가루가 날리고 이물질이 대기 중에 많아져 각종 알레르기성 질환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눈물, 콧물, 재채기, 잦은 기침 등 호흡기계 증상이 나타나고, 피부 가려움증이나 눈 주위 부종, 소양감 등도 생길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제를 미리 먹으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황사가 심할 때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며, 외출 시 마스크를 쓴다. 고령인 어린이 만성폐질환자는 특히 주의하고, 외출한 뒤 반드시 양치질과 얼굴을 씻는다.
◇5월=야외 활동 시 벌레 조심, 뇌염 예방접종
날이 따뜻해지면서 야외 활동이 본격적으로 많아진다. 산과 들, 공원으로 나갈 때 벌을 비롯한 각종 곤충 벌레 뱀 등에 물리기 쉬우므로 조심한다. 외출 시 곤충을 자극할 수 있는 화려한 색상의 옷을 피하며, 짙은 향수도 가급적 뿌리지 않는다.
봄볕의 자외선도 여름철 못지않게 강하므로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는 것이 좋다. 또한 여름 기분을 내려고 가벼운 옷차림으로 외출했다가 환절기 감기에 걸릴 수 있으므로 얇은 옷을 여벌로 걸치는 센스도 필요하다. 뇌염 발병 가능성이 높은 1∼15세 어린이는 뇌염 예방접종을 하고, 늦어도 6월 초까지 접종을 마치도록 한다.
◇6월=손 씻기로 유행성 눈병 예방
초여름에 기승을 부리는 눈병은 눈 결막에 바이러스가 감염돼 생기는 것이 대부분이다. 1∼2주가 지나면 증상이 호전되고 후유증이 생기지 않고 치유된다. 환자가 발생했다면 주위 사람들에게 전염시키는 것을 막는 것이 최우선이다.
눈병은 쳐다본다고 옮겨지지 않으며 환자의 눈물이나 눈을 비빈 손을 통해 다른 물건으로 옮겨진다. 다시 그것을 만진 손이 그 사람 눈에 바이러스를 옮겨 줘야 전염된다. 따라서 손을 열심히 씻으면 다른 환자에게 전염시키는 것을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
◇7월=냉방병 조심, 식중독 배탈 주의
에어컨을 많이 켜면서 냉방병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시기다. 1시간에 한 번씩 환기를 하고, 냉방을 너무 강하게 하지 말고 실내외 온도차를 5∼8도 정도로 유지하되 실내 습도를 높여야 한다. 덥다고 계속 찬 음료를 마시거나 밤에 이불을 덥지 않고 자는 것만으로도 설사가 생길 수 있다. 이런 설사는 보통 시간이 지나면 멈추므로 특별히 치료할 필요가 없고 심한 탈수만 조심하면 된다. 식중독에 의한 설사는 바이러스나 세균에 오염돼 있는 물이나 음식을 먹었을 때 발생하므로 끓인 물을 마시고 조리할 때 위생에 특별히 주의하며 음식재료 유효기간을 지켜야 한다.
◇8월=뜨거운 햇볕과 더위 조심해야
강한 햇볕에 노출돼 4∼8시간이 지나면 피부가 빨갛게 되고 통증과 물집이 생기는 일광화상이 생길 수 있다. 구름 없는 맑은 여름날 오전 11시~오후 2시의 강한 햇볕은 피하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 크림은 필수다.
또 햇볕뿐만 아니라 더위에 오래 노출되면 열경련 열피로 열사병 등이 생길 수 있다. 고령인, 심장질환자, 비만, 항우울제나 항히스타민제 등을 복용하는 사람은 더 위험하다. 더위에 오래 노출돼 실신 등의 상태가 나타나면 그늘로 빨리 옮겨 머리 쪽을 낮추고 찬 물수건으로 마사지하면서 수분을 보충해준다. 날씨가 무더운 날 구토 고열 신경ㆍ정신이상이 생기면 위급한 상황이므로 체온을 빨리 낮추고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9월=가을철 전염병 조심, 추석연휴 탈나기 쉬워
유행성출혈열 렙토스피라 쯔쯔가무시병 등 가을철 3대 전염병을 조심해야 한다. 산이나 들에 나갈 때는 반드시 긴 소매 옷을 입어 피부가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잔디나 풀밭에 앉거나 눕지 않도록 하며 옷을 풀밭에 벗어두지 말며 귀가하면 반드시 세탁한다.
또한 고열을 동반한 몸살감기 기운이 2∼3일 지속되면 꼭 의사를 찾아야 한다. 쓰쓰가무시병도 고열이 나고 전신 근육통을 심하게 호소하는 병이다. 보통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피부 연한 곳에 빈대한테 물린 상처가 있는데, 항생제로 치료하면 호전된다.
추석연휴에는 과식에 의한 배탈, 설사, 숙취에 주의하고 특히 장시간 운전 등에 의한 사고를 예방해야 한다. 연휴후유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직장 복귀 전 하루 정도는 피로를 풀도록 충분한 쉰다.
◇10월=환절기 감기 조심, 독감 예방 접종
일교차가 심해지는 환절기이므로 감기에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독감 예방접종을 할 시기다. 독감은 일반 감기와 다른 병인데, 독감은 감기 바이러스와 다른 ‘인플루엔자’에 의해 발생한다. 건강하면 대부분 독감을 약간 독한 감기처럼 지나갈 수 있지만, 65세 이상 고령인이나 면역이 억제돼 있는 환자, 당뇨병ㆍ신부전증 환자, 만성폐질환자에게는 독감이 치명적일 수 있다.
◇11월=건강검진, 난방으로 인한 피부건조증 조심
가을을 넘기면서 꼭 해야 할 일의 하나가 바로 건강검진계획이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검진도 해가 가기 전에 받아야 하므로 이 때 예약을 해야 한다. 또한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면서 기온도 크게 떨어져 실내 난방을 시작하는 시기다. 기온차가 심해지고 건조해지므로 피부건조증과 안구건조증을 조심해야 한다. 실내습도를 유지하고 수분섭취를 충분히 한다. 피부건조증이 심해지면 비누사용을 줄이고 샤워 후 로션을 충분히 바르면 도움이 된다.
◇12월=술ㆍ낙상 등 조심, 만성질환자 건강관리
연말연시에는 술자리가 많아져 건강을 해치거나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금주하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다면 ‘건강한 음주’를 즐겨야 한다. 음주가 1주일에 2회를 넘지 않아야 좋고 적어도 3일 이상 간격을 둬야 간의 해독작용에 부담을 덜 주게 된다.
또한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혈압이 올라가거나 심근경색증, 뇌졸중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심혈관질환, 호흡기질환,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는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만성질환자는 특히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할 뿐만 아니라 음식 조절에 힘써야 한다.
<도움말= 선우 성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
[월별 건강계획]
월 | 건강계획 |
1월 | 생활습관 바꾸기, 혈관질환자 야외 운동 삼가야 |
2월 | 우울증 예방을 위해 야외 활동 늘려야 |
3월 | 춘곤증 줄이기 위해 봄나물 많이 섭취해야 |
4월 | 알레르기 심한 사람은 항히스타민제 미리 먹으면 도움 |
5월 | 뇌염 앓기 쉬운 1~15세 예방접종 |
6월 | 눈병 감염 주의, 손 열심히 씻어야 |
7월 | 냉방병 막기 위해 적정 실내 온도 유지, 물 끓여 마셔야 |
8월 |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 꼼꼼히 발라야 |
9월 | 3대 발열 질환 주의, 긴 소매 옷 입어야 |
10월 | 독감 막기 위해 예방 접종해야 |
11월 | 건강검진 세우고 각종 건조증 주의를 |
12월 | 술자리 많은 연말, 음주는 1주일에 2번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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