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주먹ㆍ둔기로 상습폭행 동영상 등 제출… “청부살인” 협박도
디지털 공간에 남겨진 개인의 기록을 지우는 ‘잊힐 권리’의 개념을 국내에 처음 알린 디지털분야의 권위자 송명빈 마커그룹 대표(49)가 수년간 직원을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협박하는 등 ‘갑질’을 일삼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송 대표에 대한 상습폭행 및 공갈 협박, 근로기준법 위반 등 8개 혐의에 대한 고소장이 접수돼 수사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마커그룹 직원 양모(33)씨는 송 대표가 지난 2016년부터 올해 초까지 서울 강서구 소재의 마커그룹 사무실에서 자신을 주먹과 둔기를 사용해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협박했다면서 지난달 8일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양씨는 또 같은 회사 최모(47) 부사장도 이에 가담한 혐의로 함께 고소했다. 검찰은 지난 6일 사건을 서울 강서경찰서로 넘겼다.
양씨의 주장에 따르면 송 대표는 사소한 잘못에도 시말서를 강요하고, 도망가지 못하게 신분증과 여권, 휴대전화 등을 빼앗기도 했다. 또 “청부살인으로 너와 네 가족을 해치겠다”, “네 모가지를 자르는데 1억도 안 들어” 등의 협박을 일삼았다고 양씨는 주장했다. 또 최 부사장은 송 대표가 양 씨를 폭행하기 쉽도록 그에게 둔기를 갖고 다니도록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씨는 송 대표의 폭행ㆍ폭언 장면을 담은 동영상과 녹음 파일을 경찰에 증거자료로 냈다.
이에 송 대표는 "양씨는 회사의 기술을 빼돌려 해외로 도망가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면서 "동영상은 양씨가 저를 먼저 폭행하고 폭언해 그런 상황을 유도한 것이며 녹음은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조만간 송 대표와 최 부사장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디지털 소멸 원천 특허인 ‘디지털 에이징 시스템(DAS)’을 세계 최초로 보유하면서 유명세를 탄 송 대표는 박근혜 정부 시절에 미래창조과학부의 창조경제타운 우수멘토로 활동했고, 문재인 대선캠프에서는 집단지성센터의 디지털소멸소비자주권강화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현재 성균관대 겸임교수를 맡고 있다.
이상무 기자 allclea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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