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육군 최전방 제5보병사단을 찾아 “여러분이 굳건히 안보를 지켜줄 때 남북관계도 더 발전할 수 있다”고 강력한 안보의 필요성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다만 군부대에 “북한과 화해와 협력도 도모해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역할도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기 연천 제5보병사단 신병교육대를 격려 방문해 실내교육장에서 가진 장병과의 대화에서 “5사단은 우리 안보의 최일선에 서 있고, 그 위치는 지금 남북관계가 달라지고 있다고 해도 전혀 달라지는 게 없다”며 “강력한 국방력의 뒷받침이 없다면 대화나 평화는 허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국내 일선 군부대를 찾아 격려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5사단은 강원 철원 화살머리 고지 인근에서 진행중인 남북 공동 유해발굴 작업에 참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다만 “(군부대의) 또 하나 중요한 역할은 과거엔 적의 침략을 막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차원의 안보였다면 이젠 적극적으로 북한과 화해와 협력을 도모하며 우리가 평화를 만들고 키워가고 그 평화가 대한민국 경제로 이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화살머리고지에서 유해발굴을 위해 지뢰를 제거하고 길을 내서 남북한 군인이 서로 악수하는 것은 남북 간 평화에서 대단히 상징적인 일”라며 “그 상징적 역할을 5사단이 맡고 있다는 데 큰 자부심 가져주기 바란다”고 격려했다.
장병과의 대화 시간에 앞서 문 대통령은 신병 200여명과 오찬을 하면서 "제가 여러분에게 박수 쳐 드려야 하는데 거꾸로 박수로 맞이해줘 감사하다”며 “추운 계절, 가장 추운 지역에서 신병 훈련받느라 고생이 많다. 긴장을 푸시고 대통령 앞이라도 최고로 편한 자세로 즐거운 시간 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아오 “나는 옛날에 가장 어려웠던 상황에서, 내가 원하지 않을 때 마음의 준비도 전혀 하지 못한 채 입대해 입대 자체가 막막했다”며 “가족ㆍ친구와 떠나서 혼자가 됐다는 단절감이나 고립감 같은 게 제일 컸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1975년 박정희 정권 당시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다가 구속된 후 강제 징집돼 특전사에서 군생활을 했다.
문 대통령은 신병교육대 방문에 이어 화설머리고지 GP(감시초소)를 찾았다. 문 대통령은 GP 외부 ‘화살머리 전적(戰績) 기념비’에 묵념을 한 후 GP 내부로 이동해 유해발굴 작업에서 찾은 수통과 탄통 등을 살펴봤다. 문 대통령은 탄환 구멍이 뚫린 수통을 보며 “(전투가) 얼마나 치열했는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용 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