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전 대법관 후임으로 제청된 김상환 대법관이 세 달 만에 ‘후보자’ 딱지를 떼고 28일 취임했다.
김 대법관은 이날 취임식에서 “지난 10월 예기치 못한 부름을 받고 이 자리에 서기까지 대법관으로서의 책임과 사명이 무엇인지 고심하고 성찰해왔다”며 “우리 헌법이 담고 있는 귀중한 의미와 가치가 대법원 판결에 온전히 녹아 들어 우리 사회의 굳건한 생활 규범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 대법관은 또 “우리가 의지해 온 법리가 오랜 관성이나 타성에 근거한 것은 아닌지 헌법의 관점에서 성찰하고, 소수의 목소리가 미약하다고 하여 그 안에 잠재돼 있는 힘을 가볍게 보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벌어진 사법농단 의혹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사법부 현 상황을 언급하며 “사법부는 스스로에 대한 경계를 소홀히 한 나머지 국민의 사랑과 믿음을 잃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법관은 “우리 스스로가 감당해야 하는 일”이라며 “지금으로선 언제쯤 사법부에 대한 국민의 굳건한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을지 가늠하기 조차 어렵지만 꼭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법원의 모든 동료들을 믿고 그들과 함께 사법의 든든함을 회복하기 위한 길에 기꺼이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김 대법관은 대전 출신으로 보문고와 서울대를 나와 1994년 부산지법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해 서울중앙지법ㆍ부산고법 창원재판부ㆍ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2004년에 대법원 재판연구관으로 근무했고 2002년과 2008년 헌법재판소에 두 차례 파견되기도 했다.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2015년 원세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선거법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법정 구속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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