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KCC의 포워드 송교창(22ㆍ198㎝)은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2015년 경기 수원의 삼일상고 졸업을 앞두고 프로농구 신인드래프트에 신청해 전체 1라운드 3순위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큰 키에다 높은 잠재력을 인정 받아 고교생 최초로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당시 추승균 전 KCC 감독은 “송교창을 최고의 3번(스몰포워드)으로 키워보겠다”고 자신했다.
입단 첫해 ‘고교생 티’를 벗지 못한 송교창은 20경기에서 평균 1.5점 1.7리바운드에 그쳤다. 하지만 조급함은 없었다. 또래 친구들은 이제 겨우 대학교 1학년이었다. 프로 적응기를 거치고 몸무게 80㎏ 중반대의 왜소한 체격을 90㎏ 중반대까지 키운 그는 성장을 거듭했다.
그리고 프로 4년 차인 2018~19시즌 팀의 베스트 5로 당당히 자리매김했다. 송교창과 같은 1996년생으로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 2순위 지명을 받은 박준영(부산 KT), 변준형(안양 KGC인삼공사)보다 현재 송교창은 훨씬 높은 곳에 있다. 일찍 프로에 뛰어든 좋은 본보기다.
이번 시즌 첫 경기였던 10월 13일 창원 LG전에서 개인 최다인 24점을 몰아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그러나 한달 뒤 왼쪽 정강이 부상 탓에 전열에서 보름 이상 이탈했다. 복귀 후 기복 있는 경기력을 보였지만 23일 서울 삼성전에서 30점을 폭발시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분위기를 탄 송교창은 25일 원주 DB전 14점, 27일 고양 오리온전 21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까지 쉽게 볼 수 없었던 과감한 1대1 공격과 돌파, 주저 없이 올라가는 슈팅 등 확연한 성장세다. 28일 현재 이번 시즌 그의 성적은 24경기에서 평균 32분58초를 뛰며 평균 13.6점 5.3리바운드다. 출전 시간과 득점은 2016~17시즌(32분5초 11.9점)을 넘어선 커리어 하이다.
송교창은 27일 경기를 마친 뒤 방송 인터뷰에서 “아직 에이스란 평가는 아닌 것 같다”며 “더 노력을 해서 잘하는 선수라는 평가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6일간 4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도 지친 기색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았던 그는 “많이 뛰는 걸 좋아한다”면서 “팀에 부상 선수가 많았기 때문에 4라운드부터는 팀도 더 나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지섭 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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