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지내다 보면 '잠깐의 여유'가 필요할 때가 있다.
여유를 즐기기 위한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역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 만한 일이 없는 것 같다. 이를 통해 삶에 대한 재충전, 혹은 복잡한 머리 속을 조금 정리하는 등 저마다의 스타일 대로 시간을 보내며 '매일'을 이어가는 에너지, 심리적인 여유를 얻게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럴까? 서울에서 멀지 않은 위치의 과천 렛츠런 파크의 평일은 의외로 '시간을 보내기' 좋은 장소다.
서울에서 렛츠런 파크를 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다.
출발지점이 서울대입구였던 입장에서는 남부순환도로를 조금 달리다가 과천 방향으로 빠지면 렛츠 런 파크가 바로 코 앞에 닿는 위치에 있다. 그리 멀지 않은 거리인 만큼, 추운 날씨에 효율성이 조금 떨어진 트위지로도 충분히 여유롭게 달릴 수 있었다.
참고로 트위지는 실 주행에서 80km/h에 이르는 속도를 낼 수 있는 건 물론이고, 가속력 부분에 있어서도 도심 주행 용으로는 충분한 편이라 도로의 흐름을 방해하거나 하는 일은 결코 없었다. 차량의 무게가 가벼운 편이라 낮은 출력으로도 충분히 커버되는 것이었다.
그래도 추운 건 피할 수 없다
시승 차량으로 준비된 트위지의 경우 외풍을 막기 위한 윈도우 패널이 추가로 장착되어 있는 차량이었다. 내심 외풍을 많이 막아줄 수 있을 거라 생각했고, 또 실제 주행에 있어서도 상당한 정도로 외풍을 막아내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공조 기능이 부재하고, 실제 패널이 장착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개방되어 있는 부분'이 있는 만큼 주행을 하며 찬 바람이 실내 공간에 들어오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겨울철 트위지를 운영할 생각이라면 이 부분은 꼭 고려할 필요가 있다.
그래도 스쿠터나 모터사이클에 비하면 훨씬 만족스러웠다.
넓은 렛츠 런 파크의 주차장
그렇게 잠시 후, 렛츠런 파크에 도착할 수 있었다. 경마라는 것이 나름의 인기가 있는 스포츠고, 또 서울과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한 곳이라 그런지, 예전부터 넓은 주차장은 렛츠런 파크의 빼놓을 수 없는 강점 중 하나였다. 이번 방문 역시 렛츠런 파크의 넓은 주차장에 잠시 트위지를 맡겨 놓고 거닐게 되었다.
참고로 평일에는 주차료는 무료, 경기가 있는 '레이스 위크'에만 비용을 받는다.
정적이 가득한 달리는 곳
경마장, 결국 경기장이다. 신호에 맞춰 말들이 달리고 관람객들은 베팅한 말들이 우승하길 바라며 응원을 하는 게 당연한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레이스위크는 정말 많은 이들이 찾아 소리를 지르며 한 바탕 저마다의 '축제'를 벌이게 된다.
하지만 평일의 이곳은 말 그대로 정막의 공간이다.
몇몇 사람들이 거닐기는 하지만 렛츠런 파크 곳곳이 고요함으로 가득하고, 경기장 역시 아무런 일이 없다는 듯 고요히 숨을 죽이고 있다. 덕분에 아무런 생각 없이 길게 이어진 길 따라, 풍경 따라 걸으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기 참 좋다.
실제 렛츠 런 파크는 걷기 좋게 다듬어진 보행 구역이 마련되어 있다.
정비도 잘되어 있고, 주변의 풍경도, 렛츠런 파크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경기 순간의 그 긴장감을 느끼는 것과 달리, 한가롭게 거닐면서 주변을 둘러보며 또 다른 발견, 또 다른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게 된다.
경마 외에도 렛츠런 승마힐링센터라던가 말 관련 진로 체험, 교육관 등이 마련되어 있으니 자녀들을 위한 체험, 교육의 공간으로도 나쁘지 않다. 다만 겨울이라 그런지 제대로 운영이 되지 않는 것 같아 내심 아쉬움이 있었다.
렛츠런 파크의 또 다른 즐거움, 직거래 장터
렛츠런 파크는 앞서 말한 것처럼 정말 넓고 여유로운 주차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렛츠런 파크 측에서는 이러한 넓은 공간에 대해 다양한 고민을 했을 것이고, 그 결과 이곳만의 특별한 장터가 마련이 되었다.
주차장을 따라 길게 늘어선 가설 점포 아래에는 정말 다양한 품목의 상품들이 거래되고, 또 여러 이야기를 만들고 있다. 장터 안으로 들어가니 이미 많은 사람들이 카트를 밀고, 끌며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었고, 상인들은 자신들이 가져온 제품을 팔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었다.
사실 스트레스 푸는 데에는 또 쇼핑 만한 것이 없다. 그래서 꼭 경마장이 아니더라도 장터를 둘러보고, 또 소소한 쇼핑을 하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여력이 된다면 장터가 열리는 날에 맞춰 이곳을 찾는 것 또한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쉽고, 편하게 즐기는 트위지
트위지는 고급스러운, 또 화려한, 그리고 중량감이 있는 차량이 아니다. 누가 보더라도 쉽게 접근하고 또 쉽게 다룰 수 있는 차량이다. 복잡함을 덜어내고 간결히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완벽하진 않아도 그렇게 충분할 수 있는 것이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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