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봄여름가을겨울 드러머 전태관이 27일 별세했다. 향년 56세.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김종진은 28일 “가슴 아픈 소식을 알려드린다. 지난 27일 밤, 드러머 전태관 군이 세상을 떠났다. 전태관 군은 6년간 신장암 투병을 이어왔지만 오랜 병마를 이기지 못하고 지난밤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조용히 숨을 거두었다”고 밝혔다.
고 전태관은 1962년에 태어나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1986년 밴드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을 통해 음악활동을 시작했다. 1988년 김종진과 밴드 봄여름가을겨울 정규 1집을 발표한 뒤 퓨전재즈, 블루스, 록, 어덜트 컨템포러리 등 여러 방면으로 시도하며 음악 장르를 넓혀왔다.
고 전태관은 봄여름가을겨울 1집 ‘사람들은 모두 변하나봐’ 부터 ‘어떤 이의 꿈’, ‘내 품에 안기어’, ‘10년 전의 일기를 꺼내어’, ‘아웃사이더’, ‘브라보 마이 라이프’ 등 수많은 히트곡을 쏟아냈다.
고인은 2012년 신장암으로 신장 한쪽을 떼어낸 뒤에도 활동을 이어갔다. 2014년 어깨로 암이 전이돼 활동을 잠시 멈췄지만, 2015년 봄여름가을겨울 콘서트에서 반갑게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후 암은 전태관의 뇌, 머리 피부, 척추 등으로 전이됐다. 지난 10월 동료 김종진은 봄여름가을겨울 데뷔 30주년 헌정 음반 ‘친구와 우정을 지키는 방법’을 발매하기도 했다. 앨범 수익금으로 전태관의 신장암 투병에 도움이 되고자 했다. 이 앨범에는 후배 가수 윤도현, 윤종신, 장기하, 어반자카파, 십센치, 배우 황정민 등이 참여했다.
지난 1월 '제27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에서 심사위원특별상 수상자로 무대에 오른 고인의 모습은 공식 석상에서 만나는 마지막이 됐다. 지난 4월 전태관의 부인이 암 투병으로 먼저 세상을 떠나며 상심이 컸다고 알려졌다. 슬하에는 딸 한 명이 있다.
김종진은 “전태관 군의 이름 앞에 붙었던 수식어는 '한국 대중음악의 자존심'(Pride of K-Pop)이었으며 여기에 과장은 없었다”며 고인을 추모했다. 그는 “음악인으로서뿐만 아니라 부드러운 인품을 겸비한 전태관 군은 한국음악 역사상 뮤지션과 대중으로부터 동시에 가장 큰 존경과 사랑을 받았던 드러머였다. 이제 천국의 자리에도 위로와 기쁨을 나눠주기 위해 세상을 떠났다. 그는 여기에 없으나 그가 남긴 음악과 기억은 우리에게 오래도록 위로를 줄 것”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전태관의 별세에 후배 가수들과 팬들은 슬픔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윤종신은 28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인스타그램에 “아프지 않은 곳에서 편히 쉬셔요. 형, 감사했습니다”라는 추모 메시지와 사진을 올렸다. 팬들도 인스타그램 게시물에 해시태그 “#전태관”을 붙이며 애도를 표했다.
빈소는 서울 풍납동 서울 아산병원 장례식장이고 발인은 오는 31일 오전 9시 예정이다.
이정은 기자 4tmr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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