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국기원 파행 책임 이사진 “원장 추천위 구성 먼저” 밥그릇 챙기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국기원 파행 책임 이사진 “원장 추천위 구성 먼저” 밥그릇 챙기기

입력
2018.12.27 18:02
수정
2018.12.27 18:59
27면
0 0
구속된 오현득 국기원장. 연합뉴스
구속된 오현득 국기원장. 연합뉴스

원장과 행정 총괄 책임자가 구속되는 사상 초유의 파행 위기를 맞고 있는 세계태권도의 본산 국기원이 해를 넘기기 직전 원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새 원장을 추대하겠다는 내용의 새 정관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정작 사태 책임의 ‘공범’으로 지목되고 있는 이사진들이 여전히 개입할 수 있는 내용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사진들이 책임을 지고 총사퇴 해야 할 마당에 정관개정을 빙자한 밥그릇 챙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국기원은 27일 국기원 인근 한 호텔에서 올해 마지막 정기 이사회를 열고 정관 개정을 논의했다. 이사회에 따르면 이들은 원장추천위원회 50명을 구성해 새 원장을 추대하고, 이사추천위원회 8명을 두기로 했다. 그런데 이들 8명에 대해 이사장이 2명을 추천하고, 이사장과 원장 협의로 6명을 추천하기로 했다. 사실상 현 이사진들이 임기를 보장받고, 새 집행부 구성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오현득 원장은 직원채용 비리, 정치자금법 위반, 횡령 및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지난 13일 구속됐다. 많은 혐의에도 불구하고 자진사퇴하지 않고 버티다 현직 원장으로 구속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27일에는 배임, 횡령 혐의까지 추가돼 검찰에 송치됐다. 오대영 전 사무총장도 같은 혐의로 지난달 구속됐다. 이에 따라 국기원은 지난 20일 이사회에서 오 원장의 직무 정지와 김영태 이사의 원장 직무대행 체제를 결정했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면서 구속된 수뇌부와 한통속이었던 이사진들의 책임론이 거세졌다. 문화체육관광부까지 나서 태권도 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개혁을 위한 새 정관안을 국기원에 제시했다. 지난 9월 이사회에서도 자체적으로 발전위원회를 구성해 투명한 개혁 방안을 올해 안에 내놓지 못하면 이사진이 총사퇴하기로 결의했다. 그러나 이후 몇 차례 이사회와 간담회에서 개혁 방안도, 총사퇴 결의도 내놓지 못했던 이사회는 결국 마지막 이사회에서 정관 개정을 빙자한 밥그릇 챙기기로 태권도인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문체부의 인가를 거쳐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 이날 결의한 내용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이사회에 참석한 한 이사는 “지금 이사진들의 사퇴는 무책임한 일이다. 원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한 뒤 거취를 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