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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53명에 완간까지 16년… 느리지만 꾸준함이 결실로”

입력
2018.12.28 04:4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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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회 한국출판문화상] 편집 부문 수상작 푸른역사 발행 ‘한국역사연구회 시대사총서’

26일 서울 종로구 출판사 푸른역사에서 만난 정호영 편집자(왼쪽)와 박혜숙 대표.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26일 서울 종로구 출판사 푸른역사에서 만난 정호영 편집자(왼쪽)와 박혜숙 대표. 서재훈 기자 spring@hankookilbo.com

“역사 전문 출판사로서 반드시 출간해야 한다는 사명감은 있었지만, 주변에서 우려가 많았어요. 이 방대한 작업을 우리 같은 소규모 출판사가 해낼 수 있겠냐고요. 느리지만 꾸준하게 해냈더니 이렇게 좋은 결실을 맺네요.” (박혜숙 대표)

편집 부문 수상작 ‘한국역사연구회 시대사총서’(‘시대사총서’)는 보기 힘든 집념과 뚝심의 성과물로 평가된다. 2002년 편찬 작업을 시작해 2015년 ‘조선시대사’부터 지난 9월 ‘한국현대사’까지 완간하는데 16년이 걸렸다. 참여한 저자는 53명, 총 10권이 출간됐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출판사 푸른역사에서 만난 정호영(43) 편집자는 “대부분의 역사서는 인물, 사건, 시간 중심으로 나열하는데, 이 책은 정치, 경제, 사회 등 주제별로 접근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하려 했다”며 “색다른 형식의 총서라 완간 자체에 의미를 뒀는데 수상까지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혜숙(57) 푸른역사 대표는 “역사 대중화라는 지향점에 따라 다음 과제를 도출해 낸 듯해 의미가 깊다”고 덧붙였다.

700여명의 역사학자가 소속된 한국역사연구회가 시대별로 팀을 나눠 소주제를 선정하고 그에 맞는 저자를 구성한 후 집필했다. 주제별 시대사라는 점을 부각하기 위해 정 편집자는 이미지 선택과 부연설명을 구성하고 소주제가 잘 드러나는 편집의 방식을 고민했다. “어렵고 난해한 논문 형식의 글을 대중서로” 바꾸는 게 관건이었다.

이미지를 많이 활용하고 난해한 용어는 각주, 미주가 아닌 본문 안쪽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부연설명을 제시했다. 또 주제에 들어가기 전 요약본을 넣어 독자가 주제의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도록 했다. “가장 큰 고민은 전체와 부분의 조화였죠.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큰 그림을 먼저 제시해야 하는데, ‘시대사총서’는 주제별로 저자가 연구 결과를 집필하고 그 글을 나중에 배치하는 방식이었거든요. 전체를 이해하는 일부분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시대별로 각 소주제를 구성하는데 심혈을 기울였죠.”

생활, 일상, 문화 등 ‘시대사총서’가 포괄하지 못한 주제는 과제로 남았다. ‘푸른역사’는 조선왕실 음식발기를 현대적으로 재현한 ‘조선왕실의 밥상’ 등 다른 분야와 소통할 수 있는 역사서를 만들 계획이다. 박 대표는 “역사라는 포장을 확실히 씌우고, 분야를 확장해 가는 작업을 할 것”이라며 “시대적 흐름에 편승하지 않고 굼뜨지만, 꾸준하게 학술 연구를 대중서로 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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