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진공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사업
경기 평택시 통복시장에 가면 호텔식 초밥을 파는 것으로 유명한 초밥 전문점 ‘스시필’이 있다. 가게 문을 연 지 10개월밖에 안 됐지만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월평균 매출은 어느새 2,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시장 골목에서도 호텔식 초밥을 맛볼 수 있는 건 성현필(35) 스시필 대표의 이력 덕이다. 성 대표는 강남에 있는 특1급 호텔에서 일식요리 셰프로 9년간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다. 매월 급여를 받는 안정적인 생활에 만족할 수도 있었지만, 자기 사업을 더 일찍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호텔을 나와 스시필을 차렸다.
하지만 창업자금이 부족했던 성 대표가 가게 문을 여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서 지원하는 ‘청년상인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듣고 지원해 최종 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성 대표는 총 2,200만원을 지원받아 매장 인테리어 비용 등을 충당했다. ‘고급 초밥이 시장에서도 통할까’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사업은 대성공이다.
시장 골목에서 큰 기대 없이 초밥을 맛본 사람들이 지금 모두 단골이 됐다. 성 대표는 우연히 시장에 왔다가 초밥을 맛본 타 지역 손님들의 재방문율도 높다고 말한다. 맛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회를 숙성시키는 것이다. 숙성 시간은 생선마다 다르지만 활어는 12시간 이상, 참치와 연어는 하루씩이다. 숙성된 회는 부드러우면서도 뛰어난 식감을 보이며 곧 입안에 풍부한 맛을 선사한다.
그는 “우리 매장의 가장 큰 장점은 고급음식을 대중적인 가격에 맛보실 수 있다는 것”이라며 “초밥 뿐 아니라 기본 장국, 매운탕의 양념까지 모두 호텔 일식에서 사용하던 레시피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진공은 전통시장 활력을 높이고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성 대표처럼 만 39세 이하의 청년상인이 전통시장에 가게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전통시장 71곳에 773명의 청년상인을 배출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청년들이 문을 연 가게들이 독특한 테마와 먹거리, 볼거리 등을 제공하며 전통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사업을 지속해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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