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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식 초밥, 전통시장서 대박 난 사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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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식 초밥, 전통시장서 대박 난 사연은...

입력
2018.12.27 16:54
수정
2018.12.27 18:5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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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진공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사업 

성현필 스시필 대표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와 함께 청년상인 육성프로그램 지원 대상자임을 알리는 간판을 가게 앞에 걸고 있다. 소진공 제공
성현필 스시필 대표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관계자와 함께 청년상인 육성프로그램 지원 대상자임을 알리는 간판을 가게 앞에 걸고 있다. 소진공 제공

경기 평택시 통복시장에 가면 호텔식 초밥을 파는 것으로 유명한 초밥 전문점 ‘스시필’이 있다. 가게 문을 연 지 10개월밖에 안 됐지만 맛있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월평균 매출은 어느새 2,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시장 골목에서도 호텔식 초밥을 맛볼 수 있는 건 성현필(35) 스시필 대표의 이력 덕이다. 성 대표는 강남에 있는 특1급 호텔에서 일식요리 셰프로 9년간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다. 매월 급여를 받는 안정적인 생활에 만족할 수도 있었지만, 자기 사업을 더 일찍 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호텔을 나와 스시필을 차렸다.

하지만 창업자금이 부족했던 성 대표가 가게 문을 여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그러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서 지원하는 ‘청년상인창업지원’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듣고 지원해 최종 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해 성 대표는 총 2,200만원을 지원받아 매장 인테리어 비용 등을 충당했다. ‘고급 초밥이 시장에서도 통할까’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사업은 대성공이다.

시장 골목에서 큰 기대 없이 초밥을 맛본 사람들이 지금 모두 단골이 됐다. 성 대표는 우연히 시장에 왔다가 초밥을 맛본 타 지역 손님들의 재방문율도 높다고 말한다. 맛의 비결 중 하나는 바로 회를 숙성시키는 것이다. 숙성 시간은 생선마다 다르지만 활어는 12시간 이상, 참치와 연어는 하루씩이다. 숙성된 회는 부드러우면서도 뛰어난 식감을 보이며 곧 입안에 풍부한 맛을 선사한다.

그는 “우리 매장의 가장 큰 장점은 고급음식을 대중적인 가격에 맛보실 수 있다는 것”이라며 “초밥 뿐 아니라 기본 장국, 매운탕의 양념까지 모두 호텔 일식에서 사용하던 레시피를 그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진공은 전통시장 활력을 높이고 청년들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성 대표처럼 만 39세 이하의 청년상인이 전통시장에 가게를 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2015년부터 시작된 이 사업을 통해 지금까지 전통시장 71곳에 773명의 청년상인을 배출했다.

소진공 관계자는 “청년들이 문을 연 가게들이 독특한 테마와 먹거리, 볼거리 등을 제공하며 전통시장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통시장 청년상인 육성사업을 지속해 펼쳐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민재용 기자 insigh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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