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분기 수출 증가세가 수출 경기와 수출단가, 채산성 등에 대한 우려로 둔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 경기가 2년 만에 처음으로 악화할 것으로 예상돼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이 국내 938개 수출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9년 1분기 수출산업경기전망(EBSI)’에 따르면 1분기 EBSI 지수는 93.1로 100을 밑돌았다. 지수가 100을 하회하면 향후 수출여건이 지금보다 악화될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EBSI가 100을 하회한 건 2017년 1분기(93.6) 이후 처음이다.
품목별로는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 플라스틱 및 고무제품, 가전,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 등은 수출 경기가 나빠질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철강 및 비철금속 제품은 주요국 쿼터 제한에 따른 물량 감소와 저가 중국산 수출 확대에 따른 가격 하락 등의 여파로 수출 부진이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가전과 무선통신기기 및 부품 역시 해외생산과 글로벌 경쟁 심화로 수출 여건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선박은 최근 2년간 수주한 물량 인도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출 여건이 호전되고 기계류는 미국의 설비투자 증가, 인도의 인프라 투자 증가에 따라 수출 호조가 기대된다.
항목별로는 ‘수출국 경기’(87.5), ‘수출상품 제조원가’(88.4) 등의 악화가 예상됐다. 수출국 경기는 최근 세계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업체들의 우려가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수입규제ㆍ통상마찰’(104.6), ‘설비 가동률’(104.1) 등은 전 분기보다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미ㆍ중이 합의한 관세부과 유예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진형 국제무역연구원 연구원은 “미ㆍ중 무역분쟁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반영되었으나 업체들의 수출에 대한 전망은 낙관적이지 않다”며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에 대비해 주요 업종별로 생산 네트워크를 조정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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