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판 중 복제약 등 163개 품목서
구토 등 부작용 올해만 385건
독감치료제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인산염 제제)를 복용한 후 자살 충동을 느꼈거나 실제 시도했다는 부작용 보고가 보건당국에 2010년 이후 8건이나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중 3건은 타미플루 복용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됐다. 시중 판매되는 타미플루와 복제약 등 163품목의 전체 부작용 사례는 올해에만 385건이 접수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의약전문가나 제약회사 등이 보건당국에 자발적으로 보고한 ‘오셀타미비르 성분제제 복용 후 자살 경향 이상사례’가 8건이라고 27일 밝혔다. ‘자살 경향’은 해당 약을 복용한 후 자살 충동을 느껴 실제 시도하거나 관련 사고를 경험하는 현상 등을 말한다. 최근 타미플루를 복용 중인 부산 중학생이 아파트에서 추락사한 사례는 이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를 포함하면 매년 1건씩은 자살 경향이 접수되고 있는 셈이다.
식약처는 통상 부작용이 보고되면 해당 사례와 의사 소견서 등을 통해 약물과 부작용 간 연관성을 판단하고, 이후 의약전문가 자문을 거쳐 의약품 허가사항 변경이나 회수 등 조치를 한다. 이에 따라 보고된 8건을 평가한 결과, 3건은 오셀타미비르인산염 제제 복용자들의 자살경향이 의약품과 일정부분 연관성이 있고 배제 요인을 찾기 힘든 것으로 판단됐다. 이 밖에 2건은 의도적 약물 과다복용, 2건은 정보부족으로 인한 평가불가 사례로 구분됐다. 나머지 1건은 평가를 진행 중이라, 연관성 인정 사례가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의약전문가 자문집단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도 지난해 7월 8건의 이상사례 중 2010년부터 당시까지 접수된 7건을 검토한 후 식약처에 ‘1년 간의 집중 모니터링’을 권고했다. 오셀타미비르인산염 제제와 관련한 자살경향 보고가 지속적으로 접수되고 있지만 과학적 인과관계가 분명치 않고, 대체 의약품이 없는 상황에서 자살경향에 대한 우려 때문에 해당약을 사용할 수 없게 되면 더 큰 문제가 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지난해 한국로슈의 타미플루 오리지널약 특허 만료로 복제약들이 쏟아지면서, 덩달아 부작용도 크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시판되는 오살타미비르 성분제제는 163품목으로, 올해 접수된 이들 의약품의 구토ㆍ설사 등 부작용 사례는 385건(오리지널 타미플루 206건ㆍ나머지 179건)에 달한다. 특히 이중 18건(4.7%)은 환각ㆍ섬망(불안ㆍ초조ㆍ불면) 등 정신적 이상사례인 것으로 분석됐다.
신지후 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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