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미국인이 세계 최초로 남극대륙을 홀로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 그가 54일 동안 걸은 거리만 무려 1,482㎞에 이른다.
콜린 오브래디(33)는 2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려 “난 내 목표를 이뤄냈다”며 “역사상 최초로 다른 이의 도움 없이 남극대륙을 홀로 횡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오브래디는 무게만 170㎏에 달하는 썰매를 끌면서 지구에서 가장 추운 대륙을 건너는 데 성공했다.
오브래디는 “마지막 32시간은 내 인생에서 가장 힘겹고 도전적인 시간이었다”며 막바지로 접어들수록 힘겨웠던 여정에 대해 설명했다. 25일 아침에 마지막 거점에서 출발한 오브래디는 32시간 30분 만에 남극 대륙과 해빙이 만나는 로스 빙붕에 도착했다. 그는 로스 빙붕의 위치를 표시한 나무 기둥 앞에서 웃으며 찍은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완주의 기쁨을 알렸다.
남극의 변덕스러운 기상은 여정 내내 오브래디를 괴롭혔다. 그는 여정 48일차에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남극 횡단을 ‘전투’에 비유했다. 오브래디는 폭풍이 부는 남극 대륙을 횡단하는 것에 대해 “어제부터 계속되는 폭풍으로 인해서 오늘만 20번 이상 바닥에 고꾸라졌다”며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소진된 상태”라고 밝혔다.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았던 오브래디의 남극 여정은 그의 삶과도 닮았다. 축구와 수영 선수였던 오브래디는 10년 전 태국으로 배낭여행을 떠났다 사고를 당해 하반신에 화상을 입었다. 신체 4분의 1을 뒤덮은 화상에 대해 의사는 “다시는 이전처럼 걷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오브래디는 좌절하지 않고 재활에 전념을 다했고, 사고 18개월 만에 철인3종경기를 완주해낼 정도로 회복했다. 철인3종 프로 선수로 전향한 오브래디는 6년 동안 25개국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했다. 이후 산악 탐험에 눈을 돌린 오브래디는 2016년 5월 27일에는 에베레스트, 남극점, 북극점 등 3극점과 7대륙 최고봉을 등정하는 ‘산악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도 했다.
오브래디는 “꿈을 현실로 만들었고, 불가능해 보였던 일이 사실은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며 남극 횡단 소회를 밝혔다. 그는 “어떤 일이든 실행하기 전에는 불가능해 보인다”는 넬슨 만델라의 말을 인용하며 도전 정신을 가지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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