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인과 비교한 생존율 70% 돌파
국내 전체 암 유병자 가운데 5년 넘게 생존한 환자 비중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의료계에선 암 환자가 치료 후 5년 넘게 재발 없이 생존하면 사실상 완치 판정을 내린다. 일반인과 비교해도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이 70.6%로 10년 전보다 1.3배 높아졌다. 의학 발전과 건강검진 일반화로 암의 조기 발견이 가능해지면서 ‘불치병’이던 시대가 지나가고 있는 셈이다.
27일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2016년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16년까지 18년간 암 진단을 받고 현재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국민은 총 173만9,95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6년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국민(5,111만2,980명)의 3.4%에 해당하는데, 29명 중 1명 가량이 암 유병자란 뜻이다. 암종별로 보면 갑상선암(21.8%)의 유병자 수가 가장 많고 위암(15.7%), 대장암(13.5%), 유방암(11.3%) 등의 순이다.
이렇게 암 진단을 받은 이후 5년 넘게 생존한 이들은 전체 암 유병자의 52.7%(91만6,880명)로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5년 초과 생존자 비율은 2011년 37.6% 2013년 42.7%, 2015년 49.4% 등 해마다 가파른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일반인과 비교한 생존율 역시 갈수록 높아지는 추세다. 최근 5년간(2012~2016년) 발생한 암 환자의 5년 상대생존율은 70.6%로 2001~2005년에 진단받은 암 환자의 생존율(54.0%)보다 16.6%포인트나 높다. 5년 상대생존율은 성별 및 연령이 같은 일반인 대비 암 환자의 5년 뒤 사망 확률을 보여주는데, 5년간 일반인 10명이 생존한다면 암 환자는 7명 가량 살아있다는 의미다. 갑상선암(100.2%)의 경우 유병자의 생존률이 일반인보다 오히려 더 높았고, 전립선암(93.9%), 유방암(92.7%)도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췌장암(11.0%), 폐암(27.6%), 간암(34.3%) 등은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낮았다.
우리나라 국민이 기대수명(82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2%였다. 남자(79세)는 5명 중 2명(38.3%), 여자(85세)는 3명 중 1명(33.3%)이 암에 걸릴 것으로 추정됐다.
암 생존율이 높아지고 있지만 암은 여전히 우리나라 사망원인 1위이기도 하다. 통계청의 ‘2017년 사망통계원인’에 따르면 2017년 암 사망자는 7만8,863명으로 전체 사망자의 27.6%를 차지했다. 복지부는 암 사망률 감소를 위해 내년 7월부터 국가암검진사업에 폐암 검진을 새로 포함시키고, 초기 암 치료를 완료한 암환자와 가족의 건강관리 및 심리상담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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