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가 석 달 만에 반등했다. 현재 생활형편이나 경기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여전했지만 내년에는 가계 사정이 나아질 거란 기대가 높아진 덕분이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1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전월보다 1.2포인트 오른 97.2를 기록했다. 9월(100.2) 이래 두 달 연속 내렸던 지수값이 3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CCSI는 매달 가구 설문조사를 통해 산출하는 17개 소비자동향지수(CSI) 가운데 6개 주요 지표를 합성해 구하는 대표적 소비심리 지표다. 이달 조사는 11~18일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6개 CCSI 구성 지수 가운데 생활형편전망(+1포인트), 가계수입전망(+2포인트), 소비지출전망(+1포인트)가 전월보다 상승했다. 모두 향후 가계 재정상황 관련 기대를 나타내는 지수로, 지수값 상승은 6개월 뒤 상황이 현재보다 나아질 거란 응답이 늘었다는 의미다. 서유정 통계조사팀장은 “별도의 가구 설문조사 결과 내년도 임금 상승에 대한 기대가 지수 개선의 주요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계층별로 보면 자영업자의 낙관적 전망이 상대적으로 많이 늘어났다. 자영업자의 가계수입전망 지수는 전월보다 5포인트 올랐고, 소비지출전망과 생활형편전망도 각각 4포인트, 2포인트 상승했다. 모두 석 달 만의 반등이다. 반면 봉급생활자는 소비지출전망만 1포인트 올랐을 뿐, 다른 두 지수는 변동 없었다. 이달 정부가 집중적으로 발표한 자영업자 지원 대책이 심리적 효과를 발휘했다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각 계층별로 표본수나 시계열 변동성에 차이가 있어 계층간 단순 비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장의 가계 사정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전월보다 1포인트 하락했다. 생활물가 상승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경제 전반의 상황 평가와 관련된 현재경기판단과 향후경기전망 지수는 모두 지난달과 같은 수준을 기록, 5월 이래 7개월 연속 반등 없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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