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가구는 월 평균 44만7,000원의 생명보험료를 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불경기 탓에 보험을 해약하는 가구 비율도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생명보험협회의 ‘제15차(2018년) 생명보험 성향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구의 생명보험(우체국ㆍ수협ㆍ축협 등 상품 포함) 가입률은 86.0%로, 2015년보다 0.7% 포인트 증가했다. 또 가구당 생명보험(일반 보험사 판매 기준) 가입 건수는 평균 4.5건이었고, 월평균 납입 보험료는 44만7,000원이었다. 생보협회는 소비자 성향을 파악하기 위해 1976년부터 3년마다 면접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9월부터 전국의 2,000가구를 상대로 이뤄졌다.
보험료 납부가 부담스러워 보험을 해약한 가구 비율은 늘어났다. 이번 조사 때 중도해약이나 효력상실을 경험한 가구는 전체 7%로 조사됐다. 이는 2015년 같은 조사 때보다 0.9% 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보험 계약을 유지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보험료 납입의 어려움(35.6%)’ 때문이었다. 계약 기간이 너무 길어서라는 응답(32.6%)도 많았다. 해약한 상품 3건 중 1건은 사망보험(종신ㆍ정기)이었고 가구당 계약유지기간은 평균 30.3개월이었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생명보험사 25곳이 보험 가입자에게 지급한 해약환급금 및 효력상실지급금(보험료 미납으로 계약이 해지돼 지급하는 환급금)은 20조3,87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조7,514억원이나 늘었다. 생명보험업계 관계자는 “최후의 보루인 보험까지 손을 댄다는 것은 그만큼 경기가 어렵다는 의미”라며 “올해 해약환급금 규모가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불경기로 인해 보험에 추가 가입할 의향이 있는 가구도 27%에 그쳤다. 3년 전 같은 조사 때보다 6.6% 포인트 줄어든 수치다. 다만 금융당국이 연금보험상품에 대한 세제혜택을 확대할 경우 응답자 중 31.8%가 “가입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생명보험 가입 목적은 ‘사고나 질병 시 본인의 의료비 보장(75.2%)’ 목적이 압도적으로 많았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한 가족의 생활보장(49.5%)’ 등이 그 뒤를 따랐다. 연령별 가입률로 따지면 50대(92.8%)와 40대(91.6%)가 전체 평균을 상회했다. 상품 정보 획득 경로는 주로 보험설계사(84.4%)를 통해서였다. 상품에 대한 계약 내용을 이해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도 96.5%나 됐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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