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 코리아가 디자인을 소폭 조정하고 상품성을 개선한 혼다 뉴 파일럿을 선보였다.
변화는 명확하다. 뉴 파일럿은 더욱 세련된 스타일의 익스트림-H 프론트 그릴을 적용하고 9단 변속기를 더했고 실내 공간에서도 여러 변화를 더하며 전체적인 상품의 경쟁력을 높인 모습이다. 이렇게 되니 궁금할 수 밖에 없다.
과연 9단 변속기를 새로 적용한 뉴 파일럿은 자유로에서 어떤 효율성을 과시할 수 있을까?
V6 엔진과 9단 변속기의 조합
뉴 파일럿의 보닛 아래에는 혼다가 자랑하는 V6 엔진이 자리한다.
최근의 엔진으로서는 다소 희귀하게 느껴질 SOHC 구조를 갖춘 V6 3.5L i-VTEC 엔진을 통해 최고 출력 284마력과 36.2kg.m의 풍부한 토크를 선사한다. 최근 다운사이징 터보 엔진이 유행이라고 하지만 여전히 ‘V6 엔진에 대한 자신감’을 과시하는 대목이다.
여기에 새롭게 마련된 버튼 방식의 9단 자동변속기와 지능형 AWD 시스템인 ‘i-VTM4’를 통해 네 바퀴에 출력을 전달한다. 이를 통해 뉴 파일럿은 리터 당 8.4km의 복합 연비를 갖췄다. 참고로 도심과 고속 연비는 각각 7.4km/L와 10.0km/L로 인증 받았다.
여유롭게 달린 뉴 파일럿
혼다 뉴 파일럿의 자유로 주행은 ‘평범한 자유로 주행’과 다름이 없었다. 강변북로를 통해 자유로 초입이라 할 수 있는 가양대교 북단 부근에서 트립 컴퓨터를 리셋하고 본격적인 자유로 주행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자유로 주행 시작과 함께 자유로의 상황을 둘러 보았는데 주변의 교통 흐름은 나쁘지 않았다. 몇몇 차량들이 ‘추월 차선’에서 아주 느린 속도로 정속 주행을 하는 경우가 있어 몇 번의 차선 변경을 하며 주행을 계속 이어나갔다.
매끄럽고 풍부한 V6 엔진의 존재감
자유로 주행의 시작과 함께 엑셀러레이터 페달을 밟았다. 엑셀레이터 페달 조작에 비해 조금 반 템포 느린 반응이었지만 체격 대비 무척이나 매끄럽고 세련된 가속력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V6 엔진이 회전하는 순간의 그 질감과 피드백은 너무나 매끄러운 편이었다.
이렇게 되니 최근 출력을 위해 터보차저를 얹은 ‘4기통 터보 엔진’ 대비 6기통 엔진의 고고함을 한껏 만끽할 수 있었으며 파일럿을 볼 때마다 느꼈던 ‘왜 다운사이징을 하지 않지?’라는 질문에 대해 ‘혼다가 제시하는 답’을 명확히 느낄 수 있었다.
다루기 좋은 파일럿
단도직입적으로 뉴 파일럿은 정말 크고, 크다. 실제 제원만 보더라도 전장이 5,005mm에 이르고 전폭과 전고 또한 1,995mm와 1,795mm로 상당한 수준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량의 움직임은 무척이나 경쾌하고 편안하다.
이러한 이유에는 차량의 세팅을 비롯해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차량의 무게를 덜어내는 ‘경량화’에서도 찾을 수 있다. 실제 파일럿은 체격 대비 제법 가볍게 느껴지는 1,965kg(엘리트 트림 기준)의 공차 중량을 갖췄다.
자유로를 매끄럽게 달리는 뉴 파일럿
혼다 뉴 파일럿은 길게 펼쳐진 자유로를 여유롭게 달리고 또 달렸다. 다단화된 변속기는 자유로 주행 때 8단을 택해, 낮은 RPM을 꾸준히 이어갈 수 있도록 했다. 차량의 전체적인 움직임은 노면에서 올라오는 충격을 무척이나 부드럽게 다듬으며 탑승자 전원의 여유로운 승차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눈길을 끄는 부분이 있었다면 바로 지능형 전자식 구동력 배분 시스템으로 명명된 i-VTM4의 존재감이었다.
보통 이정도 체격을 갖춘 SUV들에 적용된 AWD 시스템은 코너를 만나면 ‘주행 상황을 판단하고 구동력을 배분하는’ 절차를 거치는 데 반해 뉴 파일럿은 ‘코너 진입과 동시에’ 구동력을 배분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매끄럽고 부드럽게 구동력을 조율하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납득할 수 있는 효율성
자유로 주행을 시작한지 약 34분이 지날 무렵, 자유로 주행이 모두 끝이 났고, 뉴 파일럿을 도로 한 켠에 세워 트립 컴퓨터를 확인하게 되었다. 트립 컴퓨터 구조 상 평균 속도는 확인할 수 없었는데 49.5km로 기록된 주행 거리를 감안하면 약 88~89km/h 정도의 평균 속도로 달린 셈이다.
이를 통해 리터 당 12.6km의 평균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사실 12.6km/L의 평균 연비는 아주 이상적이거나 10.0m/L의 뉴 파일럿 고속 연비에 비해 아주 우수한 건 아니다. 하지만 파일럿의 V6 엔진이나 체격 등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수치라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일보 모클팀 – 김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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