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기증…박물관 건립 희망”
매산 후손은 도박물관에 280점 기증
“정조어제어필은 국가보물급 평가”
백군기 용인시장은 26일 시장실에서 석봉 한호, 명재 윤증 등의 필적자료를 포함해 5,000여점의 소장유물과 자료를 용인시박물관에 기증한 구봉(九峯) 이석호 전 연세대 명예교수에게 유물기증증서와 감사패를 증정했다.
한학자이자 보학의 대가인 이 박사는 용인 원삼면 출신으로 서울대에서 문학박사를 했고, 연세대 교수로 재직하다가 퇴임 후 낙향해 무료로 동양철학과 한학 등을 강의해왔다.
이 박사는 2009년 평생 수집한 중국문학 관련 자료 1만여권을 연세대에 기증한 데 이어 나머지 유물과 자료를 이번에 용인시에 기증한 것이다. 이날 이 박사가 기증한 유물은 조선시대 명필로 꼽히던 석봉의 글 등 고문서 200여점, 족보 2,000여점, 간찰(편지) 등으로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박사는 “그 동안 여러 대학에서 소장유물과 자료를 기증해달라는 요청을 받았으나 고향에 대한 사랑으로 용인시에 기탁하게 됐다”며 “시가 기탁 자료에 추가로 자료들을 수집해 대한민국 최고의 족보ㆍ고전 박물관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시는 기증받은 유물을 상설ㆍ기획전을 통해 시민에 공개하는 한편 내년 1월 원삼면주민센터에 마련할 서고에 비치했다가 차후 박물관을 건립하면 이전할 방침이다.
한편 용인시 기흥구 경기도박물관은 조선시대 성리학자인 매산 홍직필(1776-1852)의 후손 일가로부터 ‘홍직필 초상화’ 등 유물 284점을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도박물관이 기증받은 유물에는 홍직필 초상화와 그의 시문집 '매산선생문집', 스승인 근재 박윤원과 주고받았던 간찰 50여점을 모은 '근재선생첩' 등이 포함됐다.
경기도박물관에 따르면 유물 중 정조의 유년 시절 친필자료를 포함한 정조어제어필 3점은 국가 보물급으로 평가된다.
경기도박물관 관계자는 "훼손이 심한 초상화는 이른 시일 내 보존처리를 한 뒤 일반인에게 공개할 것"이라며 "이번 기증 유물들은 문화재적 가치가 큰 만큼 국가 및 도지정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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